정부·여당 폭우피해 대책 발표… 지지율 하락 막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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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 취임 후 첫 사과
與, 수해지역 봉사활동 총출동.. “장난·사진찍기도 금지”
대통령·여당 지지율 동반하락 위기감 작용했단 관측

김준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1 14:14:06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부 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피해지역에 대한 각종 지원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폭우피해 여파로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바닥을 뚫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당·정이 함께 다급해진 모양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까지 집계한 이번 폭우로 입은 피해규모는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570명에 달하고 주택이나 상가는 2600동이 넘게 침수된 것으로 보고됐다.

피해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실제 피해 규모는 잠정 집계치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폭우 피해를 입은 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내놓느라 분주하다.

국민의힘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수해대책 관계 부처와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수도권 지역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우선 수해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복구계획 수립 전이라도 기재부에선 긴급복구 수요에 대해 긴급 지원하고, 또 요건에 맞는다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해 피해를 입은 가계는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에서도 만기 연장·상환유예 등을 적용해 대출 상환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수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만기연장을 지원키로 했다.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은 차주가 손해보험에 가입한 경우, 약관에 따라 받는 손해보상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선 상가·주택 침수 피해 지역에 대해 지자체가 파악하고, 중앙정부가 피해 사례를 집계해 피해자들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안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에서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취임 후 처음으로 사과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또 “계속 폭우 예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각은 지자체와 적극 협력해 복구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예산과 인력을 신속하게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수해지역을 직접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움직임이 바빠졌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서울 사당동 수해 현장에 총출동해 복구작업 봉사활동을 벌였다.

주호영 위원장은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참가자들에게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마시고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거나 심지어 사진을 찍고 이런 일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이 어려움을 당한 국민과 함께한다는 인정을 받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정부와 여당에서 서둘러 집중호우 피해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대통령취임 후 처음으로 사과까지 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선 배경에는 지지율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까지 하락한데다, 정당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당·정의 위기감이 동시에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까지는 박순애 전 교육부총리 등 인사참사가 부정적 여론을 키웠단 분석이지만, 자칫 당·정의 수해복구 대책이 미흡할 경우 또 하나의 여론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2024년 4월10일인 점을 감안하면 20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한다면 현직 국회의원들의 재출마는 물론 당선 여부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를 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8%로 ‘잘못하고 있다’ 65%보다 훨씬 낮았다.

2주 전에 비해 긍정평가는 6%p 감소한 반면, 부정평가 11%p 상승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계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어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3%, 정의당 6%, 태도유보 2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7월 둘째주 이후 30%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20%대 후반에 머물던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한편, 윤 대통령의 ‘자택전화 대응’을 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머물고 있는 자택에도 모든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다”라며 “지휘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고 모든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통신수단들이 다 있어 지하벙커 수준이다”고 말해 조기 진화에 나섰다.

김준구 기자 jk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