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도자, 전쟁 1주년 앞두고 잇따라 우크라이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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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멜로니 伊 총리도 젤렌스키와 회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21 13:30:38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성 미카엘 대성당을 둘러보고 있다. (키이우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서방 지도자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추가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AP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 예고 없이 폴란드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해 마린스키 대통령 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나도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민주주의는 굳건히 서 있다”면서 “미국인들과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년 전 침공했을 때 그는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됐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완전히 틀렸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년 만에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회담을 가진 뒤 두 사람은 키이우 중심가에 있는 금빛 돔을 가진 성 미카엘 대성당으로 나란히 걸었다. 이 성당 앞 광장에는 불에 탄 러시아 탱크가 전시돼 있다. 두 사람이 대성당에서 나오자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하는 동안 미국 국무부는 4억6000만 달러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에는 포탄과 방공 레이더 등 군사 지원과 함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1000만 달러의 지원이 포함됐다.

이번 방문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된 21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제이크 설리반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과 러시아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에 있는 동안 공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출발하기 직전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늦게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집권 우파 연합 내의 반대에도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키예프에 첨단 방공 시스템 인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앞서 다른 서방세계 지도자들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지를 표한 바 있다. 영국은 존슨 전 총리가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데 이어 후임자인 리시 수낙 총리도 같은 해 11월 키이우를 찾았다. 지난해 6월에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당시 이탈리아 총리가 함께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바 있다.

러시아 정치 평론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로이터에 “이번 방문은 러시아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에 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 세계 간의 전쟁으로 바뀌었다는 돌이킬 수 없는 증거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연합(EU)의 외교 정책 책임자인 조셉 보렐은 “러시아가 ‘특수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는 침공 1주년 기념일 전에 EU는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를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