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웃음 만개한 여의도… 현실은 쓰레기·바가지 상술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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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축제 시작 전부터 무단 쓰레기·바가지로 몸살
‘벚꽃길’ 몰린 인파… 자전거 주행 금지구역 유명무실
영등포구, “지속해서 통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2 15:24:35

▲2일 시민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봄을 만끽하고 있는 가운데 벤치에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여의도에서 4년 만에 마스크 없는 벚꽃축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2000원짜리 얼음물과 곳곳에 쌓인 쓰레기 등 시민의식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본격적인 벚꽃 축제는 4일부터 예정돼 있어 몸살은 축제기간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여의도에는 휴일을 맞아 벚꽃을 보기 위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부터 단체 관광하러 온 어르신·학생 커플 등 나이·성별 구분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날 12시 기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미세먼지도 ‘좋음’을 기록하면서 발길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인파가 모인 만큼 실종된 시민의식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0시30분께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각종 휴지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고 벤치에는 맥주병과 라면·떡볶이를 먹고 남은 흔적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친구들과 나들이 나온 A양(16

·여)은 “어젯밤 나온 쓰레기 같은데 다음 이용객들이 사용하지도 못하게 버려두고 가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강공원 관계자들이 새벽 6시부터 나와 청소해 11시를 지나면서 그나마 정리된 모습이었지만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쓰레기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는 것은 한강공원뿐만이 아니었다. 인근 여의나루역에는 쓰레기 봉투가 구석에 쌓여 있었다. 여의나루역에서 나온 쓰레기를 정리하던 환경미화원은 “하룻밤 새 한강에서 먹은 쓰레기를 역내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쌓였다”며 “쓰레기통을 찾기 어려우니 지하철역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것인데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2일 여의도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물론이고 인근 여의나루역까지 버려진 쓰레기가 쌓여 있다.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서강대교 아래 공용주차장부터 여의나루역 인근까지 약 1.4km 구간에 눈에 띈 쓰레기통은 5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정오부터 가득 찬 쓰레기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인들의 바가지도 성행했다.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공원에서는 500ml짜리 얼음물 하나에 2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편의점에서 같은 크기의 물 한 통에 1000원에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일본에서 한정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진 238ml 크기의 ‘BTS 핫브루 캔커피’는 3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제품은 최근 모 햄버거 브랜드에서 이벤트 상품으로 판매된 바 있다, 당시 햄버거 1개당 ‘BTS 캔커피’ 1박스(12개입)를 3000원에 살 수 있는 행사였다.

▲2일 서강대교 남단부터 여의서로를 따라 여의2교까지 이어진 ‘벚꽃길’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 주행 금지구역을 자전거를 탄채로 이동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강대교 남단에서부터 여의서로를 따라 여의2교까지 이어진 ‘벚꽃길’에서는 통제가 미흡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초 영등포구청은 벚꽃길 내부에서 자전거·킥보드·스케이트 등의 주행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통제가 느슨한 틈을 타 자전거를 타고 인파를 뚫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곳곳에 설치된 통제 부스에서는 움직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