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이재명, 박단과 빈손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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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 “대화가 어떻게든 시작돼야”
朴 “25년 의대 증원 철회부터”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7 13:23:57

▲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비공개 회동했다. 이 대표는 의료 공백 문제 해소를 위한 대전협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설득했으나 사실상 빈손 회동으로 끝났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박 비대위원장과 1시간30분가량 만났다. 민주당 측에서는 박주민 의료대란특별위원회 위원장·강청희 보건의료특위 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구성되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앞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 일정 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 대란 사태가 사실은 심각하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대화가 어떻게든 시작돼야 한다”며 “전공의들 입장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약자인 전공의들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 비대위원장에게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제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민주당 입장은 2025학년도 정원 얘기도 의제에 포함해서 대화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것에 완고하기에 의료계가 이 대화에 참여하는 게 매우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대화 주제에 제한을 두지 말고 협의되는 건 협의되는 대로, 안 되는 건 안 되는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의제를 제외하면 대화 참여가 참 어렵다. 그런 점들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회동에서 정부·여당이 2025년 의대 증원부터 철회해야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회동 후 자신의 SNS에서 “이 대표와 현 사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문제 전반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민주당과 앞으로도 종종 소통할 예정”이라며 “전공의 처우 개선과 업무 개시 명령 폐지 등 사직한 전공의들 요구가 무엇인지, 얼마나 단호한지, 앞으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전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봄에도 전공의·학생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증원 이후 학생) 7500명 교육은 불가능하다. 2025년 증원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박 비대위원장을 만난 건 의료 공백 사태로 국민 불편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하려는 의지로 풀이됐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조건부 거부함에 따라 정치권·전공의 측 동상이몽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