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계 간 협상이 본격 시작됐다. 최근 사료 가격 인상 등 낙농가 생산비가 증가함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빵 등의 관련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소위원회를 시작으로 원유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단체로 매년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업계는 올해 원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사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낙농가의 생산비가 지난해 대비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축산물생산비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리터당 959원으로 전년 대비 13.7%(116원) 올랐다.
다만 앞서 농식품부가 낙농 제도를 개편하면서 올해부터는 원유 가격 인상에 생산비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반영해서 인상폭을 줄였다.
올해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됨에 따라 음용유용과 가공유용으로 각각 나눠서 가격 협상을 한다. 원유 기본 가격 협상 범위는 음용유는ℓ당 9~104원, 가공유는 87~130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낙농진흥회가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49원씩 인상하자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남양유업은 11월 흰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ℓ당 제품 가격을 6.6% 인상했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9.6%·8% 올렸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흰 우유 가격은 3000원 내외로 형성됐다.
아이스크림·커피 등 제품 가격도 연이어 올랐다. 빙그레와 롯데제과는 올해 1월과 2월 빙과류 품목의 출고가를 10~20%가량 상향 조정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2월 인스턴트 커피·커피믹스 등의 제품 출고가를 평균 9.8% 올렸다. 이후 매일유업·남양유업·동원F&B 등도 컵 커피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국내 빵류·과자류 등의 원료 중 우유의 비율이 각각 5%·1% 수준인 만큼 원유 가격 인상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공식품 중 우유나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건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 정도로,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유인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작년 원유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올랐다”며 “올해도 원유 가격이 추가 인상이 된다면 제품 가격도 함께 올라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력이 더욱 커질 것 같아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5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2020=10) 중 우유 물가는 116.59로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 이는 2014년 8월(11.4%)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찍은 것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