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죽쑤는 실적… ‘최소 5조 몸값’ 매각 협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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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전년 동기의 10분의 1 수준… 성수기에도 1분기 대비 하락
SM그룹·하림·동원·글로벌세아·LX 등 거론… 후보 기업 실탄 부족 우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7 17:10:42

▲ HMM의 실적이 점점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달 발표된 HMM 매각 역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HMM 제공

HMM이 2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하락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HMM의 실적이 점점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달 발표된 HMM 매각 역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HMM 매각가에 비해 후보 기업들의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1106억 원·영업이익 266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적자 전환 우려가 나왔던 것보다는 선방했으나 전년 동기 영업이익(2조9371억 원)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으며 1분기 영업이익(3069억 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해운 업계의 성수기가 2~3분기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해운 업계 호황의 효과가 사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HMM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HMM 인수전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HMM은 지난달 20일 HMM 경영권 매각을 발표했다. HMM의 매각가가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등 현금 동원력을 가진 기업들이 거론됐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을 행사함에 따라 인수 비용이 8억~9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HMM 인수전 참여가 더 조심스러워졌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인수 의사를 보였던 SM그룹 외에 △하림 △동원 △글로벌세아 △LX 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해당 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확인해 본 결과 당장 보유한 현금이 최대 1조 원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방법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다고 해도 외부 컨소시엄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어떻게든 자금을 확보해 HMM 인수에 나선다고 해도 그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시아 지역 해운 운임의 기반이 되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올해 들어 1000 아래에서 형성되고 있다. 7월28일 기준 1029.23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 최대 5109.4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운 수요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OECD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전년 대비 0.6%p 하락한 2.7%로 전망했으며 2024년에는 2.9%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급격한 운임 상승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특수 상황임을 고려하면 갑작스러운 대호황이 찾아오지 않는 이상 HMM 실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에서 인수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는 ‘저평가’다”며 “그 기업을 인수했을 시 매출 상승이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HMM이 저평가됐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HMM에 기업들이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수전의 열기를 오르게 하려면 매각 금액을 낮추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