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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6년 동안 타간 예산 중 상당 부분을 운영비로 쓴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다. 외유성 해외출장도 빈번했다는 보도에 국민적 공분도 높아지고 있다. 여권은 사실상 파행의 불명예에 처한 ‘새만금잼버리’의 예산 용처를 정확히 따져물을 방침이다.
8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잼버리 예산 1170억 원 중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엔 129억 원(11%)이 사용됐을 뿐이다. 샤워장과 화장실 등이 대회 파행의 하나로 지목된 게 무리가 아니었다. 그외 교육장 조성에 36억 원, 대집회장 및 무대설치 30억 원이 들어간 반면 무려 869억 원(74%)이 조직위원회 운영비였다는 것이다.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가 전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사용된 1130억 원 내역을 설명했으나 비난과 진상규명 촉구의 목소리는 높아지기만 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페에스북 글에 여론이 함축돼 있다. “돈이 다 어디로 증발했나. 결국 불필요한 부서에 쏠리거나 외유성 해외출장에 쓰였다”는 얘기다.
야영지로 부적합한 간척지 특유의 문제점을 극복한다며 별도의 예산을 타간 것도 화제가 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지에 “그 ‘나무심기’ 예산 역시 대부분 운영비로 사용됐다. 야영장엔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조차도 전북도·여가부·기재부 등의 공동운영 구조라서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가 ‘공금횡령’으로 지목한 해외출장이 도마에 올랐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공무원의 해외출장 기록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라북도·부안군·새만금개발청·여성가족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를 내세워 8년간 99회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전북도 55회, 부안군 25회, 새만금개발청 12회, 여성가족부 5회, 농림축산식품부가 2회 순이다.
2017년 잼버리대회를 새만금으로 최종 선정하기까지 ‘유치전’ 성격만으로 54회의 출장이 진행됐다. 개최 확정 이후엔 ‘선진문물 탐방’을 목적으로 한 출장이 이어진다. 문제는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린 적 없는 나라나 도시도 많이 돌았다는 사실이다. 스위스·이탈리아·중국,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을 방문한 일정인 경우 ‘외유성 출장’이라는 의혹을 면하기 어렵다.
2018년 5월 전북도청 공무원들의 스위스와 이탈리아 6박 8일 출장이 대표적이다. ‘잼버리 성공개최 사례 조사’를 한다며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곳을 갔다. 보고서를 보면 첫날 유럽스카우트 이사회 전 의장 면담, 이튿날 세계스카우트센터 방문 외엔 잼버리 관련 일정이 전무하다. 유명 관광지를 돌며 일정을 채웠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 ‘해당 관광지를 잼버리대회와 연결해야 한다’ 등 주먹구구식 주장의 출장보고가 이뤄졌다.
2019년 10월 부안군 공무원 4명은 1920년 잼버리 대회 개최지 영국 런던과 개최경험 없는 파리를 방문했다. 영국 버킹엄궁전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프랑스 몽마르뜨 포도축제와 몽생미셸 수도원 방문 등 잼버리와 무관한 관광코스를 돌아다녔다. 부안군은 2019년 7월 25일에도 미국 잼버리 사례를 시찰한다며 9박11일간 출장을 또 갔지만 잼버리 개최지인 찰스턴 체류 기간이 단 이틀에 불과했다. 나머지 시간은 뉴욕 및 워싱턴DC 등의 도심 관광지 방문에 돌아갔다.
이런 상황을 언급하며 한 관계자가 “1171억 원이면 역대 잼버리대회와 비교해 전혀 부족함 없는 예산이었다”고 개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지난해 코로나를 핑계로 ‘프리잼버리’(사전 리허설)도 생략한 채 공동결정 체제라면서 시간만 보냈다. 시설 하나 짓는 것도 의사결정 구조상 쉽사리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결국 “그 사이에 운영비와 인건비만 쓰이고 ‘눈먼 돈’으로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만 이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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