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안전지역 어느 곳도 없어”… ‘카눈’ 본격 영향권 전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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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 경보 최고 수준 격상
항공기·여객선 등 줄줄이 결항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10 00:07:00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정중앙을 수직 관통할 것으로 보여 하늘과 바다에 비상이 걸렸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수도권도 ‘폭풍 반경’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은 9일 오전 브리핑에서 카눈이 몸집을 키워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에 도착한 뒤 최대 순간풍속 시속 144km의 강풍과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내며 내륙을 향해 느리게 11일 새벽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카눈이 현재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국이 태풍 강풍 반경 안에 들어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어느 지역 하나 안전한 곳이 없다”고 경고했다.

카눈은 남해안에 도달할 때 중심 최고 풍속이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인 ‘강’으로 전망된다. 위력은 지난해 영남권을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 급이다. 중심 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인데 힌남노는 중심 기압 955hPa(헥토파스칼), 최고 초속 55m였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70hPa, 중심 최고 초속은 35m다.

일반적으로 초속 15m가 넘으면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이 떨어져 나가고,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날아간다. 또 초속 30m면 허술한 집은 부서질 수 있고, 초속 35m에서는 달리는 기차도 엎어진다. 초속 40m 이상 강풍에는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도 날아갈 수 있다.

항공업계는 9일 태풍 카눈과 관련해 국내선과 국제선 결항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국내선 김포-제주, 인천-부산, 제주-부산 등 총 37편 결항을 결정했다. 10일에도 국내선 총 71편의 결항이 예상된다. 국제선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인천-후쿠오카 나리타-부산 등 총 5편이 결항됐다. 10일에는 나리타-부산, 부산-타이베이 등 총 7편 결항을 예고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항 관제 등의 지침을 받아 보수적으로 운항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폭우 및 강풍 대비 항공기 결박 등 지상 장비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기준 후쿠오카 노선만 결항을 결정한 상태다. 이후 태풍 상황을 살피며 결항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날 국내선 총 28편, 국제선 4편을 결항했다.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 운항은 모두 중단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전날 오후 8시부터 항만을 전부 폐쇄했다.

▲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접근 중인 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해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태풍 ‘카눈’ 피해 최소화를 위해 8일 오후 5시를 기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중대본은 “태풍 ‘카눈’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해 10~11일 전국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위기경보 수준을 상향했다”라고 밝혔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예측불허의 태풍으로 대규모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걱정이다. 특히 태풍이 인구가 밀집한 서울 인근과 경기 동부를 지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일수록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선제조치와 총력 대응이 절실하다.

강풍 피해를 줄이려면 위험 시설물들을 철저히 고정해야 한다. 건물 주인이나 자영업자들은 간판과 지붕 등을 단단히 결박하고, 문제가 있다면 지자체에 서둘러 신고해야 한다.

가정집에선 창문의 잠금장치를 모두 걸어 놓고, 종이나 천 조각을 끼워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폭우 피해에 대비해 배수구를 막고 있는 이물질을 없애고, 감전이 우려되는 전기 시설물들은 미리 치워야 한다.

저지대나 산사태 위험 지역 등의 주민들은 미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고,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주차장이나 건물 등은 모래주머니 등을 이용해 사전에 입구를 막아두는 게 큰 도움이 된다. 태풍이 지날 때 외출은 금물이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나가야 할 경우 규모와 상관없이 하천이나 공사장 주변을 피해야 하고, 특히 맨홀을 조심해야 한다.

차를 몰고 나갔다가 물에 잠겼을 경우엔 타이어 높이의 3분의 2까지 차오르기 전에 차량 밖으로 나와야 한다. 농경지는 폭우와 하천 범람에 대비해 배수로와 논둑을 정비하고, 비닐하우스 등을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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