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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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사의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의사의 형사처벌 면제 법제화를 두고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수급 형편을 고려한 조치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의료사고에 대한 의사의 안전 불감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일 윤곽이 드러난 '의료분쟁 제도 개선 협의체'는 정부로선 필수의료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의 하나로 풀이된다.
의료계 전반, 특히 의사단체는 의료사고의 법적 책임이 강한 탓에 필수의료 업장에 의사들이 지원하지 않는 현상이 심화했다는 주장을 폈다.
이로써 정부는 협의체 논의를 통해 의사들이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고 진료 환경도 더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 분야가 의료분쟁의 현장으로 변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는데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체 논의에서만 끝날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법적으로도 사회적 보호 장치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의협은 특례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상적인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사들이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적잖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 해소라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제도 개선이 일방적으로 의사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환자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고도의 주의 의무가 요구되는 업무상 행위로 상해·사망 등을 일으킬 경우 실수라도 형사처벌을 한다”며 “이러한 업무상 행위에는 당연히 의료행위와 간호행위도 포함된다”고 했다.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인의 법적 책임을 정한 것도 현행법의 입법 취지와 결부돼 있는데 굳이 이런 책임 조항을 완화 또는 면책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냐는 것이다.
실제로 의료인의 실수나 주의 소홀로 발생하는 의료사고 면면을 살펴보면 때때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2018년 인천의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수술 중 50대 여성의 난소 혹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멀쩡한 신장을 잘못 제거했다.
작년 제주에서는 간호사들이 코로나19로 입원 치료 중인 영아에게 의사 처방과 다른 약물을 투여해 죽게 했고 이 사실을 숨기려다 처벌됐다.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는 제한적으로 권리를 보장받는데도 특례법이 만들어지면 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권리가 제한된다는 우려도 보탠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협의체 구성 초기여서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된 건 없지만, 의사들의 형사처벌을 면책해달라는 주장 자체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측면이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는 “의사들에게 책임 소재를 묻지 않겠다고 하면 최소한의 주의와 설명 의무마저 지켜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환자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므로 의사에게도 기본적인 책임을 지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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