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공작’ 논란 최재영, 北 수차례 오가며 국보법 위반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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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취재 의혹’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 ‘여러 차례 방북 후 책 집필’
“미군이 내 고향 파괴”… 과거 언론 인터뷰서 뚜렷한 ‘반미관’ 주목
‘통일운동 하겠다’ 美 넘어가… “활동 자금 출처 불명확… 진실은 어디”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30 18:20:19

김건희 여사가 현 정부 출범 후 재미 목사로부터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 공여 당사자로 지목되는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가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는 등 그간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시민권자인 최 목사는 기독교계 진보적 통일 운동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양평 출신으로 ‘통일 사역’을 위해 1995년 미국으로 건너가 1998년 사회 운동그룹 ‘NK VISION 2020’를 설립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해외총회 남가주노회 소속으로 미국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고 미주 장신대 대학원과 미주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남·북을 왕래하며 동포들에게 ‘민족화합·자주통일’을 모토로 통일운동가로서 입지를 넓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전후로 북한을 방문했으며 방북기를 엮은 책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띄우다’ ‘평양에선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 ‘평양냉면’ ‘북 바로 알기 100문 100답’ ‘북한, 다름을 만나다’ 등의 책을 다수 집필했다.

▲ 최 목사의 방북기를 엮은 책 (왼쪽부터) '평양에선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 '평양냉면'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띄우다' 등.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 책에 대해 “통일 지향적인 관점에서 민족의 앵글로 북녘 사회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자부한다. 의혹을 가득 품은 검사의 매서운 눈초리로, 자비한 목자의 그윽한 시선으로 이북 사회를 관찰하고 기록했다”고 밝혔다.

통일운동을 하는 목표에 대해서 반미적 관점을 내비친 최 목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전 때 중공군에 밀리던 미군이 전세를 역전시킨 용문산 지평리 전투가 있다. 그때 미군 폭격으로 남한강변 제 고향 마을도 쑥대밭이 됐다”며 “모친 가슴에는 폭탄 파편 10개가 박혔고 모친의 고통을 보며 크면서 통일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2018년 6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최 목사가 2012년 10월과 2013년 7월, 2014년 4월에 북한을 방문해 현지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북한 유엔 참사와 방북 일정 관련 통신을 주고받은 것으로 경찰은 포착했다.

당시 좌파 성향 기독교단체인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공안 탄압’이라며 항의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NCCK는 장로교와 감리교의 선교연합 구축을 위해 결성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1924년 시작됐으며 북한과 밀접하게 교류한 목사들이 주로 활동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규탄했으며 탈북자 중심으로 이어지는 북한 인권운동에 쓴소리를 낸 단체이다.

최 목사는 ‘손정도목사기념학술원(역사)’ ‘동북아종교위원회(종교)’ ‘남북동반성장위원회(경제)’ 오작교포럼(언론) 등 4개 단체에 적을 두고 대북 지원 활동을 병행했다. 손정도 목사는 김일성 주석이 만주에서 옥에 갇혔을 당시 구출해 줬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추앙받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를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도 매년 열린다.

▲ NCCK가 2018년 6월14일 서울 광진경찰서 앞에서 재미동포 최재영 목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소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관계자는 “목회 활동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닌 데다 자금이 어디에서 동원되는지도 딱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 북한을 오고가는 자금과 기관 4개를 운영하는 자금력은 어떻게 가질 수 있었는지 확인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고향이 ‘양평’인 것을 공통점으로 카톡으로 접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북 공약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는 통일 문제에 관해 조언해 줘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북한 방문 이력을 언급하며 남북 교류와 협력 문제를 중심으로 김 여사에게 접근했다.

이후 김 여사의 마음을 얻은 그는 대통령 취임식까지 초청받아 참석했으며 신라호텔영빈관에서 정·재계 인사와 외국 사절 등 150여 명만 참석하는 외빈 만찬까지 초대받았다.

한 소식통은 “김 여사 입장에서 큰 대우를 해줬고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명품 화장품을 들고 직접 면담 요청을 해 감사 인사를 드릴 정도였는데 9월에 갑자기 ‘서울의소리’와 공작을 벌일 정도로 비양심적 행위를 한 이유부터 알려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품수수 논란에 휘말린 해당 명품은 서울의소리 관계자에 의해 구입됐다. 최 목사뿐만 아니라 여러 명의 이해관계가 치밀하게 맞물린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폭로 이유에 대해 김 여사와의 대화에서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어 실망감이 더해졌다고 언급했다.

최 목사는 전날 서울의소리 유튜브 방송에서 “김 여사께 바라는 게 언론에서 알려지지 않고 언론에 대응하는 발언 말고 진짜 진솔한 얘기를 저에게 하기를 바랐으나 사안마다 액세서리 얘기도 그렇고.. 근데 다 이게 속된 표현으로 입에 발린 뻔한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성을 제가 느낄 수 없었고 양평 고속도로 건도 그냥 그런 식으로 반응을 했다”는 개인적 주장을 펼치며 영상을 넘긴 이유를 해명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