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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재벌 미망인, 막내딸과 소송-밀착 ‘극과극’
레저재벌 미망인, 막내딸과 소송-밀착 ‘극과극’
[열전! 창조경제 명암<113>]-대명그룹…직계가족간 소송후 모종거래 의혹 분분
김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08-04 00:09:03
국내 재계에는 지난 1990년대부터 여성 오너들이 눈에 띄게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그 숫자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증가해 이젠 여성 오너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대기업 창업주의 딸들도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하면서 여성CEO들이 부쩍 늘어났다. 또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기업을 물려받은 미망인 오너들도 눈에 띠는 행보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은 미망인 총수의 대표격이다. 우리나라 레저산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대명그룹의 박춘희 회장도 미망인 여성 오너로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 중 한명이다. 박 회장이 이끄는 대명그룹은 지난 1979년 고 서홍송 회장이 설립한 대명건설이 모태다. 1987년 대명레저산업을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레저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지난 2001년 창업주인 고 서 회장이 유언조차 없이 급거 타계하면서 아내인 박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몇 년 후 세 자녀 중 장남인 서준혁 사장이 가장 먼저 기업 경영에 참여했고, 이어 차녀인 서지영 씨도 그룹에 입사했다. 장녀인 서경선 씨는 일찌감치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총 16개의 계열사로 이뤄진 대명그룹은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갖춰져 있다. 대명홀딩스는 주력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박 회장외 특수관계자가 대명홀딩스의 지분 77.4%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지 않는 일부 계열사들도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오너 일가가 좌지우지 할 정도의 지배구조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오너 일가 중에서도 남편으로부터 대부분의 지분을 상속받은 박 회장은 대명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박 회장이 최근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고 있다. 박 회장은 주변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 ‘어긋난 자식 사랑’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기도 하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 레저산업의 선두 기업으로 불리는 대명그룹의 박춘희 회장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와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지난 2010년 5월 대명그룹 창업주 고 서송홍 회장의 막내딸인 지영 씨는 어머니인 박춘희 회장과 오빠인 서준혁 사장을 대상으로 소장을 접수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 몇일 후 돌연 소를 취하했다. 그 후 개인명의로 기업을 세워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역삼동 대명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엄마와 오빠가 미성년자였던 내 상속재산을 가로챘다”
 
지난 2010년 5월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이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국내 레저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대명그룹의 오너 일가 내에서 법정 분쟁의 서막과도 같은 소장 접수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소장을 접수한 사람은 다름 아닌 대명그룹 창업주 고 서송홍 회장의 막내딸인 지영 씨였다.이런 상황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사실은 피고가 박춘희 회장과 서준혁 사장이었다는 점이다. 박춘희 회장은 지난 2001년 급거 타계한 창업주의 아내이며, 서 사장은 창업주와 박 회장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막내인 지영씨가 엄마와 오빠를 고소한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서 씨가 소장을 통해 주장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아버지인 고 서송홍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고 서회장 소유 주식은 모친인 박 회장과 장남인 서 사장이 각각 상속받았다. 당시 서 씨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주식을 상속받지 못했다. 서 씨의 법정대리인인 박 회장이 상속권 포기를 대리했기 때문이다. 서 씨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해 ‘명백히 민법규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서 씨가 상속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상속분이 증가하는 박 회장이 대리인을 자처해 상속을 포기했으므로, 이미 실시된 상속재산 분할 합의는 무효라는 주장이다.
 
소장의 내용이 알려지자 상속재산을 둘러싼 대명그룹 가족 분쟁의 향후 추이에 여론이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재계에 충격을 던진 대명그룹 가족 분쟁은 원고인 지영 씨가 돌연 소를 취소하면서 불과 5일 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헤프닝’ 식으로 막을 내린 대명그룹 가족 분쟁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여론이 상당했다. 특히 지영 씨가 돌연 소를 취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돌았다. 대부분은 “비교적 어린 나이인 지영 씨가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소송을 취하했거나 혹은 처음부터 진행할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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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희 회장, 소송 취하 후 딸 개인기업에 일감몰기 ‘촉각’
 
 ▲ 대명그룹 계열사들이 박 회장의 막내딸인 서지영 씨가 설립한 개인기업에 상당한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대명그룹이 운영하는 리조트 소노펠리체 <사진=대명그룹>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주장을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장 접수 직후 ‘서 씨와 박 회장측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몇 달후 벌어진 일련의 사안들로 인해 이런 의혹은 마치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상당한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대명그룹 계열사들이 소송 취하 후 서 씨가 설립한 개인기업에 상당한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한 소식통에 따르면 서 씨는 지난 2010년 10월 강원도 홍천군에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 공간디자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비전’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비전의 사업장 주소는 대명리조트 본사와 동일했다. 당시 비전은 대명그룹으로부터 일감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별히 확인된 바는 없다.
 
서 씨가 개인기업을 세워 대명그룹으로부터 일감을 받는다는 정황이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비전을 설립한 지 약 6개월 만인 2011년 2월, 인테리어 업체인 ‘컴퍼스’를 설립하면서 부터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서 씨가 단독출자한 컴퍼스는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명레저산업(대명홀딩스 100% 지분 소유)이 발주한 37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서 씨가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개인기업을 설립해 일감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강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식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기업설립→일감몰기→이득편취→기업청산→새로운 기업설립”
 
 ▲ 서지영 씨가 설립한 서안은 지난해 대명그룹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로부터 리모델링, 인쇄물 등 관리비 명목으로 약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대명그룹이 운영하는 워터파크 시설인 오션월드 <사진=대명그룹>

박 회장과 서 씨를 향한 비난 여론은 감시의 눈초리도 매서웠지만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비쳤다. 오히려 기존 기업을 철수하고 새로운 기업을 설립해 다시 일감을 몰아주는 눈속임 행보를 보였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서 씨는 2012년 12월 광고·홍보 및 인테리어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서안’을 설립했다. 현재 서안의 정확한 지배구조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법인등기부등본 상 사내이사가 서 씨 단 한 사람만 등기돼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서 씨 개인 회사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대명그룹 직원 내부에서도 대부분 서안을 서 씨 개인 소유 계열사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서 씨는 서안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기존에 보유했던 비전과 컴퍼스를 동시에 청산했다. 이 때문에 당시 일각에서는 ‘먹튀’ 의혹이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가 개인회사를 차려 대명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돈을 벌어들인 뒤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기 전에 서둘러 청산하고 다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한 것으로 가늠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취재 결과 약 1년이 흐른 후 당시 제기된 의혹은 상당부분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서안은 지난해 대명그룹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로부터 리모델링, 인쇄물 등 관리비 명목으로 약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컴퍼스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과 비교하면 무려 7배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명홀딩스의 내부거래 내역을 통해 서지영 씨가 개인회사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로 판명된 것과 다름없다”며 “이에 ‘과거 서 씨가 소송을 취하한 대가로 박 회장이 막대한 돈을 지급한 것도 일정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는 여론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내부거래로 덩치 불린 후 계열사에 주식 매각, 오너 일가 66배 주식차익
 
 ▲ 박춘희 대명그룹 회장은 주변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자식들 챙겨주기에 바쁜 행보를 보여 ‘엇나간 자식사랑’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 씨가 개인 계열사를 통해 일감을 받아 큰 이득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자 박 회장을 향한 비난의 화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긋난 자식 사랑’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던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박 회장의 자녀들을 둘러싼 논란들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대명그룹의 계열사인 대명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2년 11월 기안코퍼레이션(현·대명코퍼레이션)의 주식 6만주(100%)를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대명엔터프라이즈가 큰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기안코퍼레이션은 앞서 2008년 박 회장의 자녀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당시 (주)서앤컴퍼니로 설립된 이 회사는 산업용품에 대한 통합 공급거래(ISN,Industrial Supply Networks)를 통한 기업대기업(B2B) 구매업무와 유통사업, 여행알선업 등을 영업목적으로 했다. 2010년 10월에 (주)대명코퍼레이션, 2012년 7월에 (주)기안코퍼레이션 상호로 각각 변경됐다가 2013년 감사보고서부터 다시 (주)대명코퍼레이션 상호가 등장한다.
 
당시 주당 양수가는 33만원으로, 총 양수가액은 198억원 이었다. 이는 최초 주식 발행가에 비해 무려 66배나 폭등한 금액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기안코퍼레이션 최초 설립 당시 투입된 자본금은 3억원으로, 주식의 최초 취득가는 주당 5000원에 불과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 거래로 인해 기존에 기안코퍼레이션의 지분 100%를 각각 나눠서 보유하고 있던 박 회장의 자녀들은 막대한 주식차익을 얻었다. 장남인 서준혁 사장이 138억6000만원(4만2000주), 장·차녀인 서경선·서지영 씨가 각각 29억7000만원씩(각 9000주)을 챙겼다.
 
당시 여론은 설립된지 5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이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이 중 기안코퍼레이션의 성장 배경에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진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 일가 소유 회사에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부풀린 후 다시 그룹에 되팔아 이익을 챙긴 정황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계열사에 기안코퍼레이션의 지분을 넘긴 해까지 매출액 추이는 2009년 311억원, 2010년 828억원, 2011년 996억원, 2012년 1468억원 등이었다. 이처럼 약 5년 새 4배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은 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사실상 힘든 구조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같은 기간 내부거래액은 2009년 314억원, 2010년 522억원, 2011년 613억원, 2012년 1011억원 등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09년 내부거래액이 매출액을 넘어서는 기현상을 보인 가운데 2010년 63%, 2011년 61.5%, 2012년 68.9% 등을 각각 나타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기안코퍼레이션의 폭발적인 성장이 그룹차원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덕분에 오너 일가는 주식을 팔아 큰 돈을 챙겼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대명엔터프라이즈의 한 소액 투자자는 “대명엔터프라이즈가 기안코퍼레이션의 주식을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어 매입했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면 배임에 가깝다”며 “일감몰아주기로 덩치만 불렸을 뿐 사실상 경쟁력이 없는 기안코퍼레이션의 가치가 과대 평가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명그룹의 회장인 박춘희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상장기업인 대명엔터프라이즈가 이 같은 무리한 행보를 보일 리가 없다’는 여론도 상당했다”며 “이에 ‘박 회장의 엇나간 자식사랑’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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