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여간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차단된 해외리콜 제품이 4100건을 넘어섰다. 특정 제품은 129차례나 재유통·적발을 되풀이했지만, 당국의 기존 구매자 환불·통지 요청은 ‘0건’에 불과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반복 재유통으로 적발된 해외리콜 제품 중 접착제 브랜드 ‘Zhanlida’는 2023년 한 해에만 129차례나 판매 차단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제품들의 재유통도 심각했다. ‘Yuanbogg’ 제품이 46차례, ‘USB 충전 어댑터’가 36차례, ‘어린이용 LED 드레스’가 31차례 적발됐다. 특히 전동자전거(16차례)나 영유아 장난감(14차례), 차량 안전벨트 쿠션(12차례) 등 어린이 안전과 직결된 품목에서도 무더기 차단 사례가 속출했다. 한 번 차단된 위험 제품이 다른 판매 경로로 다시 유통되는 ‘두더지 잡기’식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정작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체계에는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는 실정이다. 수십~수백 차례 재유통이 반복되는 동안 소비자원은 판매자를 추적할 기본 정보는 물론, 차단 전 실제 판매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위해 물품을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시정 권고 업무를 수행하고는 있으나, 플랫폼 내 판매자의 개인정보나 상세 정보를 별도로 수집할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고 해명했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이미 위험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방치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소비자원이 플랫폼에 기존 구매자 대상 리콜 통지나 환불을 요청한 사례는 ‘0건’에 불과했다.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자율협약을 맺은 플랫폼으로부터 차단 전 판매 수량이나 판매 기간, 기존 구매자에 대한 통지 및 환불 실적 등 사후 조치 데이터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해당 내용이 자율협약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관련 자료를 보유·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결국 현행 제도하에서는 판매 페이지 차단 외에 이미 유통된 위험 제품을 추적·회수할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차단된 해외리콜 제품만 총 4171건에 이른다. 품목별로는 가전·전자·통신기기가 1243건(29.8%)으로 가장 많았고, 아동·유아용품도 527건(12.6%)이나 적발됐다.
박성훈 의원은 “위험 제품이 반복 유통되는 동안 판매자와 구매자 정보조차 모르는 현 관리 체계의 맹점을 끝내야 한다”며 “반복 재유통 제품에 대한 판매자 추적부터 기존 구매자 알림까지 전주기 관리망을 구축하고, 플랫폼에 선제적 차단과 사후 조치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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