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데이터 제3자 제공 허용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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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산업 발전 촉진… 반면 데이터 오남용·유출 우려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4 12:33:32

병·의원·약국 등을 이용하면 건강·질병·약 처방 등의 개인의료데이터(보건의료데이터)가 발생한다. 이러한 개인의료데터를 민간기업 등 제3자에 제공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관련 산업발전의 측면이 있으나 데이터 오남용·유출의 가능성도 많아 법안 통과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개인의료데이터 제3자 전송 의무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22258)에 대한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의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개인의료데이터 제3자 전송 의무에 관한 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심사 중이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개인의료데이터는 개인 정보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정보”라면서 “이 법안을 심사 중인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갈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위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정치행정·경제산업·사회문화 측면에서 각기 다른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치행정 영역에서는 데이터 전송을 지원·감독하는 과정에서 행정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산업 영역에서는 보건의료 데이터에 기반한 유관 산업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전망과 데이터 전송 의무로 인해 의료기관에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나뉜다. 사회문화 영역에서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술·건강관리서비스 개발·의료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반면 개인의료정보 유출·노출 또는 오용·남용 등의 우려가 있다.

이 법안에 대해 각 이해 단체 별로 의견이 갈렸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사협회는 의료기록의 보호 방안이 미비한 상황에서 개인정보 침해의 수준과 범위가 커질 수 있고 데이터 주체인 환자의 권리와 함께 데이터 생산자인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권리도 보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편의를 위해 민감정보인 의료데이터 안전성을 포기해 국민의 건강 및 재산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이 법안에 통과될 경우 “국민과 사회는 민간보험 가입거절과 보험금 지급보류·의료정보의 상업적 거래·의료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범죄 등의 위험(편익보다 큰 부작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건의료데이터의 산업적 가치를 주목하는 입장도 있다. 보건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개발 △신약 개발 △의료기기 개발 △질병 진단·예측 기술 개발 등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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