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공세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비상등을 켰다.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급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산업 전반에 ‘특허전략’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I) 도입과 인수·합병(M&A) 강화가 주요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2025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5대 과제’ 제하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실린 설문조사는 전 세계 7개국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의 최고 경영진 15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9월 진행됐다.
응답자의 37%가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과의 경쟁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특허 만료로 독점권을 잃고 매출이 급감하는 특허절벽(Patent Cliff)에 대한 우려도 30%에 달했다. 특허 절벽은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에 대한 특허가 만료돼 독점권을 잃는 순간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이어지며 시장은 급격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는 2023년 한 해에만 약 8조 원 매출을 올렸다. 특허 만료에 맞춰 발 빠르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오스포미브’와 ‘오보덴스’ 제품명으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달 초에는 국내 허가도 획득했다.
정치권발 약가 압박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인을 우선시해 다시 한번 약값 인하”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바이오시밀러 허가 간소화, 저가 의약품 처방 장려 등을 핵심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선 특허만료 리스크에 더해 규제 강화를 통한 수익성 악화까지 동시에 맞닥뜨린 셈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공격적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임원 77%가 “올해 인수·합병(M&A) 증가”를 예상했다.
화이자가 신경학 신약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바이오헤이븐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보고서는 “임상시험 불확실성, 기업 통합의 복잡성 등으로 M&A 역시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돌파구로는 생성형 AI가 떠오르고 있다. 응답자의 60%는 “신약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AI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노피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을 통해 기존 수주 걸리던 분석 단계를 몇 시간 단위로 단축시키는 성과를 이미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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