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딸 사람이 없다”… 고물가·저출산에 면허 수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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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전문학원 등록 비용 너무 비싸”… 6년 새 62%↑
실내 운전학원 찾자니… 저출산 여파에 업체 문 닫을 판
2022년 면허시험 건수 170만 건… ‘수능 성수기’ 없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7 14:34:21

▲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운전면허시험장에 시민들이 운전 면허 시험을 신청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는 한겨울이지만 성수기를 맞아야 할 운전전문학원 업계의 표정이 밝지 않다. 100만 원에 육박하는 학원 등록비에 인구 감소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A(24)씨는 7일 “운전전문학원의 등록 비용이 너무 비싸 학원 등록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실내 운전학원 등도 있고 별도로 연수만 받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들도 있으니 운전전문학원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운전면허 취득은 운전면허의 특성상 필기부터 도로주행 시험까지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면허 취득을 희망하는 사람은 패키지 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운전전문학원을 찾는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운전전문학원의 수강료는 2016년 말 면허 취득 절차가 개편되면서 큰 폭으로 뛰어 2015년 39만5000만 원 수준에서 6년 새 64만 원까지 치솟았다. 2015년과 비교해 2021년에 62%나 급등한 것이다.

서울시 인근 운전전문학원 사이트 등에 따르면 학과·장내기능·도로주행 등 교육을 수강하려면 70만 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곳도 드물지 않다. 여기에 보험료나 시험 수수료 5만 원 등을 합치면 운전전문학원 등록 총 비용은 100만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운전전문학원의 비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고, 면허 취득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대안으로 실내 운전연습장을 찾는다. 실내 운전연습장은 운전전문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교육을 제한없이 진행할 수 있어 면허 취득을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내 운전연습장에서 시뮬레이터 등 기기를 활용해 실제와 같은 연습을 하고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비만 지불하고 면허를 취득하는 형식이다. 보험료·수수료는 물론 수강료까지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면허 취득 준비자들 사이에서는 손꼽히는 대안이다.

하지만 이들의 상황도 일반 운전전문학원과 다르지 않다. 인구 감소 여파로 운전 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들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운전전문학원의 기능·도로주행 시험 건수를 제외한 운전면허 시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운전면허 시험 응시 건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운전면허 시험 응시수는 205만여 건으로 집계됐지만 2020년에는 195만4984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어 2021년엔 190만640건으로 더 줄어들었고, 2022년엔 168만8024건으로 주저앉았다.

▲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실내 운전연습장 매도 글들. 네이버 카페 갈무리

저출산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실내 운전연습장을 매도하겠단 글도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운전면허 관련 게시글을 확인한 결과 실내 운전연습장 업체인 ‘고수의 운전면허’ 가맹점을 매도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심지어 가격을 기존보다 더 낮춰 판매하려는 경우도 있다.

운전면허 취득 수요가 높은 수능 이후인 12~1월에도 이같은 매도 글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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