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이자 과다적용 대부업자 특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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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이자 과다적용 대부업자 특별점검

금감원, 민생침해 채권추심 방지 대부업자 특별점검 실시
3년간 177억 원 연체채권 중 소유자 몫 배당금 4.4억 원 챙겨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0 12:00:59

▲ 20일 금융감독원은 대부업자의 채권추심 전 과정을 점검한 결과, 법적 절차를 악용해 서민들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취약계층에 대해 과도하게 독촉하는 등의 행위를 다수 적발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대부업자들이 법원에 담보물 경매를 신청하고 채권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연체이자율을 과다하게 적용해 4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은 1분기에 대부업자의 민생침해 채권추심행위 관련 특별점검을 실시해 대부업자의 채권추심 전 과정을 점검한 결과, 법적 절차를 악용해 서민들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취약계층에 대해 과도하게 독촉하는 등의 행위를 다수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당 경매배당금 수취 여부는 매입채권 추심규모 상위 58개 대부채권매입추심업자를 대상으로 법원 담보물 경매(2349건)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했다. 부당 채권추심행위에 대해서는 대부업자 10곳의 불법·부당 채권추심 행위 여부, 불합리한 영업관행 유무 등을 토대로 살펴봤다.

점검 결과를 보면 금감원은 대부업자가 금융사로부터 연체 담보 대출채권을 매입한 후 법원에 담보물 경매신청을 통해 채권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정상 연체이자율(+3%p)을 크게 웃도는 이자율을 적용해 경매 배당금을 부당하게 신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부업자는 최근 3년간 177억 원(58건)의 담보 연체채권에 대해 연체이자율을 과도하게 적용해 경매를 신청했고 실제 배당 과정에서 후순위 채권자 또는 채무자에게 돌아갈 4억4000만 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일례로 A씨는 B금융사로부터 토지를 담보로 대출계약을 체결했다. 원금 1억4000만 원에 정상금리 4.8%·연체금리 7.8%를 적용한 계약이었다. B금융사는 대출이 연체됨에 따라 C대부업체에 채권을 양도했다. C대부업체는 채권회수를 위해 법원에 담보물 경매를 신청했는데 신청금리를 20%로 적용했다. 종전 금리를 12.2% 웃돌았다. 법원은 C대부업체에 1억8000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C대부업체는 A씨에게 돌아갈 2500만 원을 돌려주지 않고 부당 수취했다.

취약계층 차주를 상대로 과도한 압류 등을 저지른 채권추심도 있었다. 대부업자 3사(41건)는 고령자 또는 최저생계비 이하 채무자에 대해 심리적 압박 등을 위해 차주가 사용 중인 TV·냉장고·세탁기 등을 압류했다. 추심업무 착수 3영업일 전 착수 사실 또는 안내사항을 통지해야 함에도 대부업자 7사는 이를 무시한 채 채무자에게 변제를 촉구해 차주의 일상을 저해했다.

대부업자 2사(10건)는 가이드라인상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추심하거나 매각할 수 없음에도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다른 대부업자에게 매각했다. 대부업자 6사는 채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면서 사유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는 등 부당 소멸시효 연장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내부통제에 소홀했다. 채무자 통화내용 녹음시스템이 적절히 마련하지 않아 소속 임직원의 불법·부당 추심행위 여부를 확인하고 예방하는 데 미흡한 대부업자도 3곳이나 확인됐다.

금감원은 “대부업자 특별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부당 수취 경매 배당금을 차주 등에게 환급하고 취약계층 차주의 생활가전 등을 압류하지 않도록 지도했다”며 “대부업자 전화 녹음시스템 구축, 전산시스템 개선 등을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노력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시정조치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중 대부업권 워크숍을 개최해 대표적 민생침해 채권추심 사례 및 조치내용을 전파하고 대부이용자 권익보호를 위한 준법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