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네… 부동산 PF 침체에 증권사 직원들 연봉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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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8곳 연봉 평균 1억3350만 원… 전년比 1461만 원 감소
인센티브 비중 큰 IB 부문 실적 부진 여파… 절반 이상 IB 적자 전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5 13:32:11

▲ 주요 증권사 8곳(미래에셋·한국·NH·삼성·KB·하나·키움·대신) 직원의 작년 급여액은 평균 1억3350만 원으로 1년 전(1억4811만 원)보다 9.9% 감소했다. ⓒ스카이데일리

증권사 직원의 연봉이 1년 전보다 평균 1500만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수도 300명 이상 쪼그라들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에 따라 성과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기업금융(IB)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증권사들은 PF 관련 부실에 대비해 IB 조직을 개편하는 등 재정비하면서 IB 부문 수익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스카이데일리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주요 증권사 8곳(미래에셋·한국·NH·삼성·KB·하나·키움·대신)을 분석한 결과 이들 증권사의 직원 수는 총 1만911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9420명) 대비 305명 줄어든 규모다.

증권사별로 미래에셋이 115명을 줄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67명·대신증권 –65명·NH투자증권 –31명 등의 순으로 줄었다.

인력 감축을 넘어 직원 급여도 바싹 쪼였다. 주요 증권사 8곳 직원의 지난해 급여액은 평균 1억3350만 원으로 1년 전(1억4811만 원)보다 9.9%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평균 감소액이 3700만 원으로 제일 컸다. △키움증권 –2300만 원 △한국투자증권 –2200만 원 △하나증권 –1900만 원 △KB증권 –1700만 원 △미래에셋증권 –700만 원 등도 적지 않게 연봉을 깎았다.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 인력 감축과 급여 삭감을 불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통상 기본급보다 성과급 비중이 커 실적에 따라 연봉이 결정된다. 성과를 낸 만큼 돈을 더 주는 구조다. 8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작년 2조8035억 원으로 전년(2조9867억 원)보다 6.1% 감소했다.

무엇보다 IB 부문의 실적이 악화한 게 결정적이었다. IB 부문은 기업 자금조달 및 PF 관련 서비스로 리테일·본사 등의 부서보다 인센티브 비중이 큰 편으로 꼽힌다.

작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PF 사업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다 보니 급여도 그만큼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각 사별로 살펴보면 8개 증권사 중 4곳이 적자 전환했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1175억 원으로 전년(2646억 원) 대비 4000억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2352억 원이던 하나증권도 –1804억 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IB부문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익이 1771억 원에서 –1122억 원으로 줄었고 한국투자증권은 1107억 원에서 –151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익이 반토막 난 곳도 적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IB 부문 영업이익이 935억 원에서 109억 원으로 88.3% 급락했고 키움증권은 548억 원에서 224억 원으로 59.1% 줄었다. 2883억 원이던 NH투자증권도 작년엔 2012억 원으로 급감했다. KB증권이 유일하게 1337억 원에서 1599억 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다만 영업외손익·법인세를 합치면 IB 부문 순이익은 –3억 원으로 줄어든다.

부진한 한 해를 보낸 만큼 증권사는 IB 수익 개선을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조직개편에 손을 댔다. 5사업부 1실 1사업 담당 20개 부문이던 IB 조직구조를 1사업부 1실 18개 부문으로 변경했다. IB 사업부는 IB1·IB2로 나눴는데 IB2의 부동산 7개 본부를 4개 본부로 축소했다. 현지 해외법인과 관련 비즈니스를 지속 확대해 IB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나증권도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B그룹을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나눴다. 1부문엔 전통적인 IB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ECM(주식발행) 본부 등을 신설해 수익성을 증대할 계획이다. 2부문에는 인프라대체·투자·프로젝트·부동산 금융본부 등의 조직으로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