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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멤버십 58% 올린 쿠팡 독점지위 갑질 아닌가
월 구독료 4990원에서 7890원으로 껑충 뛰어
초기 유인책으로 시장지배력 확장 후 기습 인상
中이커머스 대응 투자 비용 회원에게 떠넘기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7 00:02:01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유료 회원제 서비스 이용료를 현행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기습 인상할 것을 발표해 파장이 크다. ‘와우 멤버십’으로 불리는 유료 서비스 가입 회원이 1400만 명이니 국민 3명 중 1명꼴로 영향이 미칠 것이다. 소비자들의 비난과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이 2018년 처음 선보인 와우 멤버십은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비롯해 식품 새벽배송·해외직구상품 배송 등의 혜택이 있었다. 당시 월 2900원이라는 낮은 가입비로 각종 무료 배송 혜택이 있었기에 가입자가 급증했다. 이후 쿠팡은 멤버십 혜택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를 추가하고 쿠팡플레이를 론칭해 회원 혜택을 늘리더니 2021년 멤버십 이용료를 4990원으로 72.1%나 인상했다. 하지만 멤버십 인상 이후에도 회원은 오히려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늘었다.
 
이번 쿠팡의 멤버십 인상 과정에 기시감이 드는 것은 회원에게 제공되는 추가 혜택을 먼저 발표하고 이어서 멤버십 이용료 인상이라는 수순을 밟는 수법이 2021년 당시와 일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번 인상 당시 회원이 늘어났던 경험에 비추어 이번에도 회원 이탈을 우려하지 않고 배짱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이 ‘배짱’ 뒤에는 기존 회원들은 이미 쿠팡 시스템의 그물에 걸려든 ‘잡아 놓은 물고기’라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식은 쿠팡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구사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초기에는 무료·저가 등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해 고정 회원을 확보하고 시장을 장악한다. 하지만 적자를 보면서 소비자에게 마냥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어느 시점이 되면 차츰 가격을 올려 그 동안의 적자를 메우는 식이다.
 
이미 플랫폼의 시스템과 혜택에 길들여진 소비자는 웬만해서는 그 그물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있는 플랫폼 업체들이 무료·저가 공세를 펼칠 때는 다 계획이 서 있었던 셈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커진 것도 이런 식이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을 미끼로 고객을 끌어들인 뒤 자사의 시장 지배력이 확장되면 그때 가격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번 쿠팡의 멤버십 인상 소식에 이용자들은 ‘소비자 기만’ ‘조삼모사’ 등의 표현을 쓰며 불만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십 인상 발표가 있기 약 보름 전에 쿠팡은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 OTT 등을 멤버십 혜택에 추가하고 다음 해 멤버십을 72.1% 인상했을 때처럼 혜택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쿠팡 측은 멤버십 인상 이후에도 회원 혜택의 가성비가 높다고 해명한다. 와우 회원들은 무료 배송·무료 반품, 쿠팡이츠 무료 배달, 그리고 OTT인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권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서비스만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무서운 기세로 국내 진출하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할 투자 비용을 회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알리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3년간 약1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을 생각하면 쿠팡의 결정이 전혀 예측불가능 했던 건 아니다.
 
현재 가입한 1400만 명 회원에게서 나오는 쿠팡 멤버십 수입은 인상분을 포함해 연간 1조326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이커머스 국내 침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금이 필요했다면 차라리 ‘조삼모사’ 전략 대신에 애국심에 호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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