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의 영업점이 석 달 새 13개나 사라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5개 줄었다. 디지털 금융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점포 축소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름이 되면 7월에만 영업점 22곳을 닫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 점포는 늘리고 있어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개선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2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4대 은행 국내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총 2813개였다. 지난해 말(2826개)과 비교하면 13개 감소했고 1년 전(2848개)과 비교하면 35곳이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3월 강남역·남부터미널·논현중앙·망원역 등 지점 11곳을 통폐합하며 점포 수를 711개에서 700개로 줄였다. 신한은행도 가락동 등 영업점 5곳을 통폐합하면서 721개이던 점포 수는 716개로 감소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1~2개 소폭 늘렸다. 각각 797개에서 798개로, 597개에서 599개로 영업점이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군이 많이 겹치고 영업환경 변화로 고객들이 줄어드는 곳이 많이 나타나는데 그런 곳을 다른 지점과 통폐합함으로써 경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의 점포 통폐합 흐름이 지속할 것이란 점이다. 14일 우리은행은 7월8일부터 을지로·홍익대·상암동·센트럴시티·동역삼·대흥역·당산동·길음뉴타운·창동역·일산호수지점 등 서울·경기·부산 지역에 소재한 21개 점포(출장소 2곳)를 폐쇄하고 인근 지점에 통합한다고 공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치가 서로 인접한 영업점을 인근의 대형 영업점 위주로 통폐합 결정을 하게 됐다”며 “통폐합으로 생긴 유휴인력을 인근 영업점의 적합한 위치에 배치하는 등 효율적 조정을 통해 이용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영업점 한 곳을 축소하기로 했다. 7월15일부터 서울 보문동지점을 인근에 있는 돈암동지점과 통합해 운영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점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거리상 가까운 두 은행을 운영하기엔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든지 이벤트가 있을 때만 은행에 방문하다 보니 거점 점포를 크게 만드는 식으로 지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영업점을 축소하는 건 아니다.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자산관리 특화 점포는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서초구 반포동에 프리미엄 자산관리센터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2호점을 개설했다.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세무·부동산·법률·신탁 관련 전문가들이 한 팀으로 부의 증식과 이전, 가업승계를 고려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하나은행도 1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퇴직연금 자산 1억 원 이상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의도PB센터를 개설했다. 우리은행이 1월·3월 새로 개설한 지점도 각각 고액 자산가 전문 PB센터(투체어스W 부산)와 외국인직접투자 전담 특화 채널(글로벌투자WON센터)이었다.
다만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지점과 특정 고객을 상대하는 지점의 성격이 달라 특화 점포를 확대로 일반 점포 축소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이 일반 영업점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 지점을 늘리는 것은 은행의 영업 전략 또는 비즈니스모델 차원에서 비판할 수 없지만 일반 영업점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 수익 대부분은 고객 자금의 이자수익에서 나오는 것인데 포용금융 관점에서 봤을 때 영업지점을 지속 줄이는 걸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화 점포가 일반 점포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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