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0% “저출생·고령화로 수년 내 ‘경제 위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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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매출액 1000대 기업 대상 저출생·고령화 기업 인식 조사
기업 46%, 저출생·고령화로 ‘원활한 인력 수급 어려움’ 가장 우려
기업 23% “일·가정 양립 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중” 응답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9 12:50:21

기업 10곳 중 7곳가량이 급속한 저출생·고령화로 조만간 인력부족·내수기반 붕괴 등 경제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위기가 없을 거라고 전망한 기업은 10%도 되지 않았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매출액 1000대 기업 인사노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저출생·고령화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68.3%는 인력난과 같은 경제 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응답 기업들은 이대로 저출생·고령화 속도가 유지될 경우 평균 11년 이내에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 응답으로는 △6~10년 42.7% △11~15년 25.6% △16~20년 13.4% △1~5년 12.2% 등 순으로 많았다.

저출생․고령화가 기업에 미칠 영향 중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45.8%)은 원활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시장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19.2%) △인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생산성 저하(17.5%) △인구구조 급변 및 시장변화에 따른 사업구조 변경의 어려움(15.0%) 순으로 답했다.

기업들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 대응을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임금체계 개편 등 고령인력 활용 환경 조성(35.0%)을 꼽았다.

이어 △고령인력 재교육 확대 등 고령층 취업기회 확대(29.2%) △근로시간 유연화·보육부담 완화 등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24.2%) △취업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 외국인 고용규제 개선(7.5%) 순으로 정책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들이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활용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정 양립제도가 기업 내에서 잘 활용되고 있다는 응답 기업은 44.2%로 절반을 밑돌았고, 응답 기업 22.5%는 일·가정 양립 제도가 기업 내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급격한 저출생·고령화 추세 속에서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관련 제도를 활용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산업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세제혜택 등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