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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민주당의 악의적 탄핵소추권 남용
민주당, 공소권 남용 운운하며 검사 탄핵 주장하나
기각될 탄핵 남발이야말로 탄핵소추권 남용에 해당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12 06:31:10
▲ 이동호 변호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최근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이 선고됐다. 특히 이화영 씨가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164만 달러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230만 달러를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납하게 한 것이 유죄로 인정되었다. 이는 최종 수혜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제3자 뇌물죄로 직결될 수 있는데, 검찰도 이재명 대표를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 극성 지지자들은 법원과 검찰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판사 출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판결문은 판사의 편향된 가치관과 선입견·독선과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검찰이 내놓은 오염된 증거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끝내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실체적 진실까지 외면한 꼴”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친명 커뮤니티에서는 담당 판사의 실명과 고향까지 거론하며 “판레기(판사+쓰레기)”라는 비판 글과 “탄핵 판사 명단이 추가됐다” “친일 판사를 저주한다”는 댓글까지 쏟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화살은 법원보다 검찰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화영 사건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쌍방울그룹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검사들이 대북송금 사건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검사들이 술판을 차려 이화영 씨를 회유했다는 의혹도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탄핵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검사 탄핵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검사 탄핵은 이미 진행 중이다. 총 3건인데 안동완·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것이다. 이 중 일명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손준성 검사 건과 이재명 사건을 수사했다가 엉뚱하게도 처남댁으로부터 개인 비위가 접수된 이정섭 검사 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검사에 대한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소추였던 안동완 검사 건은 소추 8개월만인 올해 5월30일 결정이 내려졌다.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 9명 재판관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4명의 재판관만 찬성했다. 그래서 탄핵 청구는 기각됐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앞으로 이어질 검사 탄핵 결정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안동완 검사 탄핵 사건은 201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국정원의 증거 조작이 밝혀져 무죄를 받았던 탈북인 유우성 씨 사건과 관계가 있다. 대학생 신분 탈북인으로 알려졌던 유우성은 소위 ‘환치기 수법’으로 탈북인의 북한 가족들에게 달러를 송금해 주는 ‘프로돈’ 사업에 가담한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먼저 수사를 받았는데 2010년 3월에 기소유예 처분되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초범인 점·범죄의 경미함·피해자와의 합의∙진지한 반성 같은 사정을 고려해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는 조치이다. 유우성 씨는 초범에 대학생 신분으로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범행을 뉘우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그런데 오해해서는 안 되는 게 기소유예가 무죄는 아니란 것이다. 기소유예의 근거로 삼은 사유에 변경이 있으면 검사는 언제든지 다시 수사해 기소할 수 있는 소추재량권이 있는데 그것을 기소편의주의라고 한다. 그런데 2013년 기소된 유우성 씨의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국정원의 증거 조작이 밝혀졌다. 그 일로 국정원 수사관들이 증거 위조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담당 검사도 징계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하필이면 그 무렵에 기소유예 됐던 유우성 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안동완 검사는 이 사건이 자신에게 배정되자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2014년 5월9일 종전 기소유예를 번복하고 유우성 씨를 기소한 것이다. 기소유예 당시에는 유우성 씨가 탈북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실은 재북 화교임이 밝혀졌고 환치기 가담 기간도 더 길었고 직접 실행한 건수도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가 중국인이라면 탈북인 정착지원금 수령 또한 사기 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사정 변경으로 볼 소지가 있었다. 이 사건 1심 법원도 유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그런데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공소 제기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2016년 9월 무죄가 선고됐다. 기소유예를 번복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2021년 10월 대법원에서도 무죄로 확정됐다. 공소권 남용이 인정된 최초의 판결이었지만 이때만 해도 민주당이 그렇게 관심을 갖진 않았다. 그런데 2년이 지난 2023년 9월 민주당이 느닷없이 이 사건을 꺼내 안 검사를 탄핵 소추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검사 탄핵의 시험용이 아니었나 의심이 든다.
 
헌법재판소는 5인의 다수 의견으로 탄핵 청구를 기각했지만 재판관 2인은 검찰청법상 정치적 중립과 권한남용금지 의무 위반 그리고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탄핵까지 결정하지는 않았다. 공소 제기로부터 9년, 공소권 남용 대법원 판결로부터도 2년이 지나 대상자를 파면할 만큼의 필요성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
 
기소유예 사건을 4년 후에 다시 수사해 기소한 것이 검사의 공소권 남용이라면 기소 이후 무려 9년이 지난 시점의 민주당의 탄핵심판 청구 역시 탄핵소추권 남용이 아닌가. 그래서 탄핵을 결정한 4인의 소수의견조차도 독일·일본처럼 탄핵심판의 청구 기간을 제한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언제든지 공직자를 탄핵소추하면 공직의 안정성을 침해하고 탄핵 제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검사의 수사권·공소권 남용만 외치지 말고 자신들의 탄핵소추권 남용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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