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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환보유고 ‘골드 러시’… 달러 비중 축소
각국 중앙은행 안전자산 다각화… 전쟁·경제불확실성 탓
시진핑 ‘달러 위상’에 도전… 근년 美채권 팔고 金사모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6 17:28:23
▲ 최근 몇 년간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감소하고 금(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의 몸값이 예전 같지 않다. 연합뉴스 
 
현대판 골드러시가 일고 있다. 중 갈등과 우크라이나전쟁·가자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심화되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 금() 비중을 늘리는 등 자산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금 매집’이란 통상 저금리 시기의 특징인데 근년 특이하게 고금리 속에서 벌어졌다. 우선 달러의 몸값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배경으로 들 수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가 석유 거래에 (중국)위안화를 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 재해권(制海權)과 함께 미국의 패권을 지탱해 온 ‘페트로 달러’(석유 구매 시 반드시 미 달러만 사용 가능) 체제의 황혼기 현상이다
 
특히 달러의 위상에 도전해 온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은 대중(對中무역적자를 감수하고 중국이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지난 30여 년 윈윈했다. 그런 중국이 질서있게 미 국채 보유량을 축소 중이다자국 통화를 무한정 찍어내도 좋은 유일한 나라 미국의 처지에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질 수 있다.
  
2015년 중국 전체 외환보유고에서 2%를 밑돌던 금 비중이 지난해 4.3%로 늘어난 반면 미 국채 비중은 44%에서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미국과의 갈등이 가시화된 2018년 시진핑 2기 때부터 본격화된 추세다. 20224월엔 12년 만에 처음 미 국채 보유액을 1조 달러 아래로 낮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탈냉전 30여 년간 미국의 위상을 상징하던 달러 패권’ ‘달러 보유 자체가 국력이던 시대의 종언을 내다보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 하면서 달러인덱스는 최근 105를 넘어 연고(年高)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유럽 유로·일본 엔·영국 파운드·캐나다 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대비 미 달러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에선 19733월 당시가 기준점 100이다. 현재 킹달러로 불렸던 2022115보다는 낮지만 200870으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흐름을 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통화 구성이 확인되는 잔액 중 달러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9.46%에서 3분기 연속 감소해 4분기 들어 58.40%로 떨어진 상태다. 2025년 전만 해도 70%에 육박했었다.
 
전문가들은 달러비중 축소분이 유로··파운드 등 나머지 4’ 통화의 비중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중국 위안화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음에 주목한다. 달러 비중 감소분의 4분의 1가량이 위안화 비중 증가로 나타나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파워가 도드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드리 차일드-프리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전략가는 최근 달러화와 미 국채 가격 흐름에 근거해 달러=안전자산 인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을 짚었다. 미 국채를 대신한 금의 부상은 미국의 리더십 타격과 무관할 수 없다. 각국의 금 보유량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금융전문매체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이 20181분기 8.3%에서 최근 14.29% 수준으로 늘었다. 
 
세계금위원회(WGC) ‘20241분기 금 수요 동향보고서로는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의 289.7t 순증가가 확인된다. 2000년 이후 집계된 1분기 기록 중 최고치이자, 지난해 1분기(286.2t)보다 약 1%, 최근 51분기 평균(171t)보다 69% 늘어난 수치다. 골드러시 주도국으로 중국·인도·튀르키예 등이 두드러진다. 매입량 면에서 튀르키예(30t)·중국(27t)·인도(19t) 순이다.
 
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은 20221081.9t, 지난해 1037.4t의 금을 매입했다. 특히 중국인들의 금 사랑은 유별나다. 이들이 미 국채를 팔고 대거 금을 사들이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지난해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의 금 매입량이 225t으로 전체의 약 22%에 달했다
 
국제 금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2015년 말 온스당 1046달러를 찍었던 금 가격이 지난달 24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간 무력 충돌 촉발 이후 3주간 금 가격은 10% 가까이 오른 반면 달러인덱스가 큰 변동을 안 보인 점 역시 미 달러의 위상 약화를 시사한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은행만 201320t 매입 이후 11년째 금을 사들이지 않아 눈총을 받고 있다. 한은 포트폴리오 금 비중이 크게 낮은 것에 대해 자산배분 실패로 풀이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금값이 오를 대로 올라 매입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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