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트럼프 재집권 대비 단합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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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트럼프 재집권 대비 단합대회

금주 워싱턴DC에서 연례 정상회의… A4 일원 韓·日도 참석
자국우선주의 돌풍 속 對우크라 지원 ‘안전 장치’ 사전포석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7 16:57:14

▲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9~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례 나토 정상회담 사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치적 변화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구상하는 게 이번 회의의 골자다. 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국이 9∼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례 정상회의를 가진다. 최근 유럽 주요국 내 자국우선주의 정당 약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유럽안보 홀로서기’라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화두가 걸려 있다.

지난 수십년처럼 미국에 기댄 나토의 존재 방식은 지속 불가능해졌으며 최근 ‘유럽판 트럼프들의 등장’이 그 종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꼽았다.

일찌감치 이 문제에 선을 그은 헝가리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의 선거에서 자국우선주의 정당이 집권하거나 제1야당이 되면 나토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감당하기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나토는 안팎의 정치적 사정 변화와 무관하게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기 위한 소위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 그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골자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선 회원국들이 연간 400억 유로(약 60조 원) 수준의 군사지원 유지 ‘서약’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400억 유로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래 나토 회원국들의 연간 군사지원 전체 규모다.

이를 ‘최소 기준선’으로 하고 각국 국내총생산(GDP)에 따라 ‘공평하게 분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헝가리는 이미 이런 계획에 거부의사를 밝혔고 그외 31개국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은 불투명하다. 개별 국가 차원에서 이미 발표하거나 계획 중인 내년도 군사지원 지출액도 포함되기에 이번 회의 때 약속될 예산이 온전히 새로 추가되는 돈도 아니다.

장관급 합의가 끝난 나토 주도 우크라이나 안보지원과 훈련조정 임무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공식 승인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기부 계획을 조율하고 각국에서 기증한 무기나 군사장비의 배송을 담당하며 회원국 내 군시설에서 이뤄지는 우크라이나군 훈련도 감독하게 된다.

미국 주도 비공식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의 실무작업 일부를 나토가 넘겨받는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아울러 단기적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위한 방공체계·탄약 추가 지원 등 회원국들 양자 간 안보협정 체결의 발표도 예고했다.

AP통신이 트럼프 복귀 가시화와 유럽 주요국 내 자국우선주의 돌풍 등을 언급하면서 “나토는 주요 회원국 다수가 (국내) 선거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결과 결의를 새롭게 보여주려 한다”며 이번 정상회의의 역사적 의미를 풀이했다. 최근 미 대선 첫 TV토론 여파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사퇴론이 불거져 정상회의를 향한 관심이 분산될까 우려되기도 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거듭된 바이든 대통령 건강상태 관련 논평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환영한다”며 “회원국들 내 정치적 논쟁을 사무총장이 언급하기 시작하는 것 자체가 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는 원론적 이야기로 애둘러 답했을 뿐이다.

올해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정상도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우리의 심화·강화된 파트너십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한국 등 아·태 파트너국들과 우크라이나 간 사이버 및 신기술 분야에서 실질 협력의 구축, 방위산업 생산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강화될 한국 방위산업의 역할과 위상을 어떻게 활용할지 외교적 과제도 부상한 셈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