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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강타한 물난리 중에 찾아간 경인아라뱃길은 굴포천 지역의 잦은 홍수 피해를 완벽히 과거형으로 돌린채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2’ 준비에 한창이었다.
20일 오후 기자가 찾은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은 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유람선 관광을 하기 위한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한 300여명의 관광객들은 호우와 상관없이 총 4층 유람선 중 1층을 가득 채웠다. 손님들은 4층 오픈데크로 나가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기도하고 불꽃놀이와 디너쇼가 펼쳐졌다.
창 밖은 곳곳이 폭우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시내와는 대조적으로 아라한강갑문으로 수위를 조절한 모습이었다. 서울 광진구 광교천 측정소에서는 18일부터 20일까지 중부지방에 발생한 집중호우 탓으로 최고 10.6m의 수위를 기록했지만, 아라뱃길의 계양대교·월미대교·인천대교는 모든 지점에서 5.8~6.6m인 정상 이하의 안정적인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방안을 수년 간 고민해 온 최문용 청운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는 고무로 만든 ‘보’를 설치해 홍수 때 굴포천의 물이 아라뱃길로 흘러가게 만든 이후 굴포천의 수위가 2012년 이래 60차례 이상 낮아졌다는 평가가 환경부에서 나왔다며 “꿈만 같은 일로 굴포천 유역 홍수로 말미암은 수해 성금 모금 행사는 완전히 옛 말이 됐다”라고 했다.
아라뱃길 주변 수변공원에 설치된 21㎞ 구간의 아라자전거길에는 시민들이 물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있었으며, 아라뱃길을 끼고 횟집들이 모여 있는 서해5도 수산물 복합문화센터도 정상 운영을 하며 손님들을 받고 있었다.
시간당 200mm 규모의 폭우로 인해 광진구·강동구·구로구 등 강변 지역 일부 도로와 지하철역도 침수로 운행이 중단되는등 서울의 한강은 비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지만, 아라뱃길에서는 홍수 발생 시 국내 최대 규모인 아라서해갑문을 신속하게 개폐하여 하수를 빠르게 배수하는 방식으로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 수질오염 등의 이유로 환경단체로부터 ‘애물단지’ 소리를 듣고, ‘2조 원대 자전거 도로’라는 조롱을 당했었다”며 “사실상 MB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을 비판하기 위한 폄하에서 관광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복원된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사업 추진을 위해 투입했던 막대한 자금이 사업백지화로 손실을 보게 되었고, 참여한 건설업체와 관광업체 들이 그 피해를 그대로 껴안고 지역경제 활성화 계획도 완전히 무산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역 공약을 시작으로 이어온 아라뱃길 사업은 1987년 인천·부천 등 굴포천 유역의 홍수 발생에 따른 굴포천 침수 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으나 경제성 논란 끝에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2008년 MB정부에서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 건설의 일환으로 총연장 553㎞의 물길을 연결하여 대수로를 만드는 물길 경부고속도로를 재개하였다.
오 시장의 1기 시정(2006~2011년) 당시 아라뱃길을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하는 서해주운사업과 한강 변 친수공간 개발 등을 진행하며 민자유치 사업을 포함해 2조700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여 2012년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을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대규모 토건 사업에 부정적이었고, 서해주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취임과 함께 백지화하여 사업은 그의 서울시정 내내 멈춰버렸다.
박 전 시장은 지름 10m·길이 4.7km 규모의 지하 터널을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에 총 3개 터널을 건설하여 수해를 막는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계획을 백지화하여 서울시의 수해를 더욱 부추긴 결과를 만들고, 이로인한 건설 지연 때문에 5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책임이 있다고 전해진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이어지는 18.8km 길이의 내륙 운하가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고 여객선·레저선·화물선 등 다양한 선박이 운행하여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수상 교통망이 구성되고 2026년 상반기에 여의도 선착장에 5000톤(t)급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이 들어서게되면 한강에서 출발해 군산항과 목포항 등을 거쳐 제주항까지 크루즈를 타고 가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업계에서는 전망한다.
김진만 한강포레크루즈 대표는 “내년부터 여의도 선착장에 유람선을 띄워 영국 런던의 템스강이나 프랑스 파리 센강처럼 많은 관광객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잇는 구간에 1000톤급 유람선이 다니는 정기운항 노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라뱃길 주위의 수변공원 조성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관광객은 “아라뱃길 근처는 해안선도 있고 서울로도 연결되는데, 자연경관이나 수변공원에 레저시설 등이 아주 부족해 보인다”며 “볼거리도 조성하고, 시설물도 아라뱃길 컨셉에 맞게 강화하여 아라뱃길만의 컨셉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도 “레저 공연 및 수변공원에 볼거리와 놀거리가 없는 게 사실이며 주차장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운영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아라뱃길지사가 서울시와 협업을 통해 아라뱃길 관광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2018년 10월부터 29차례에 걸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작성한 최종 권고문을 토대로 항만물류 기능을 축소하고 아라뱃길 주변의 관광 자원은 활성화하기 위하여 김포 컨테이너 부두에는 환경박물관·숙박시설을 건설하고 김포·인천 여객터미널은 환경해양 체험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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