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1주 만에 930~940원대… 日관광 열기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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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가 금리인상 예고… 환율 더 오를 가능성 높아
환전 늦춘 여행객 비용 껑충… 엔저 호시절 사실상 끝
큐텐사태로 여행 상품 재결제 많아 이중 피해 속출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6 13:27:21

며칠 만에 원·엔 환율이 크게 상승하며 8월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이 중에는 큐텐 환불 지연 사태 피해자들도 섞여 있어 손해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함에 따라 원·엔 환율은 5일 한때 100엔당 965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이 소폭 하락하며 930~940원대에 형성되고 있으나 역대급 엔저로 100엔당 900원 아래에 형성됐던 엔화 가격이 일주일 만에 급격하게 올랐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리는 “엔화 하락이 BOJ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크게 바꾼 것은 아니지만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으로 인식하고 이번 금리 인상의 이유 중 하나로 봤다”며 “미래에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을 피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전과 같은 엔저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0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며 환율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엔저 현상에 따라 급증했던 일본여행 또한 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676만 명으로 전체의 27.8%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44만2100명이 일본을 찾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7~8월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일본여행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으나 8월 일본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이미 항공권이나 숙소 등을 예약하고 엔화 환전까지 끝냈다면 큰 차이가 없지만 엔화의 급격한 상승을 예상하지 못했을 경우 여행 비용이 크게 오르게 된다.

8월 말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한 여행객은 “다른 건 예약해 놓고 엔화 환전만 아직 안 해둔 상태였는데 엔화가 크게 올랐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환전했다”며 “얼마나 더 오를지 몰라서 지금은 이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큐텐 정산 지연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분야가 여행상품인 만큼 큐텐 계열사에서 여행상품을 예약했던 소비자는 환불 지연과 여행 비용 증가로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휴가를 내고 여행 계획까지 잡아놓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하기도 어렵고 이미 부분적으로 예약을 해놓은 경우도 있어 이도 저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티몬에서 항공권을 결제한 한 여행객은 “항공권을 구입한 후 큐텐 사태가 터져서 재결제했고 환전은 안 해놨는데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다”며 “호텔 예약 취소도 안 돼서 가긴 가야겠는데 크게 손해 본 기분이다”고 말했다.

역시 티몬에서 항공권을 결제한 한 여행객은 “엔화는 언제까지나 쌀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고 운이 안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환불은 순수하게 기업들의 책임이다”며 “티몬이든 카드사든 누가 빠르게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