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적자 전환 빨간불… 박삼구 사법 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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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상반기 영업손실 314억 당기손실 400억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9 12:43:34

금호건설이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연간 목표치 달성에 적색 신호가 켜졌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나뻐졌고 일부 사업장은 준공 지연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스카이데일리가 19일 금호건설 반고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금호건설은 연결 기준으로 물 5112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4944억 원)보다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5696억 원)보다 10.3%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1조863억 원에서 올해 1조56억 원으로 7.4% 줄었다. 부문별로 토목(3210억 원)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반면 주택(4724억 원)·건축(1896억 원)·해외(226억 원)가 각각 31%·17%·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14억 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금호건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58억 원 △3분기 59억 원 △4분기 51억 원 △올해 1분기 15억 원 등으로 지속해서 줄다가 2분기에 큰 손실이 났다. 금호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1.0% △3분기 1.1% △4분기 0.8% △올해 1분기 0.3% 등으로 악화해 왔고 2분기 –6.1%로 급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분기 적자에 이어 2분기 381억 원의 손실을 더해 상반기 누적 순손실 40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매 분기 5000억 원대 매출액을 꾸준히 유지해 왔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성(우발부채 등)이 비교적 적은 점 등은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상반기 신규 수주액(1조2053억 원)도 전년(9828억 원)보다 22.6% 늘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올해 20위로 지난해보다 1단계 상승했다.

20여 년 만에 선보인 새 주거브랜드 ‘아테라(ARTERA)’의 분양 성적도 좋다. 아테라를 처음 적용한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는 지난달 분양(특별공급 제외)에서 1순위 평균 경쟁률 47.4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경기 ‘고양 장항 아테라’와 인천 ‘검단 아테라 자이’도 평균 10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종목 분석 보고서에서 “금호건설은 미분양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적 위험(risk)이 상대적으로 낮고 높은 공공공사 비율에 힘입어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연간 실적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면서 “주택 부문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원가 ‘믹스(mix)가 개선’되는 내년 이후 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믹스 개선’은 통상 자동차·제약 업계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 수익성 높은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함을 뜻한다.

한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금호건설에 드리워 있다.

금호건설은 2020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을 이유로 부과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152억 원 관련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최종 승소하면 이미 낸 과징금을 되받을 수 있으나 관련 재판은 거의 유죄가 선고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 9곳이 2016년 8월~2017년 4월 금호고속에 총 1306억 원을 담보 없이 저리(1.5~4.5%)로 대여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30년 독점권을 스위스 게이트 그룹에 주는 대신 약 1600억 원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했다.

박 전 회장은 이 사건 횡령·배임 혐의로 2021년 5월 구속 기소돼 수감됐다가 그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2022년 8월 1심에서 징역 10년 실형이 선고돼 다시 갇혔다가 작년 1월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 2022년 최종 패소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