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매년 인원 감축… 서비스 품질 하락과 잇따른 통신사고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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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매년 1000여 명 임직원 감소… 신규 채용 200명 안팎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7 13:13:03

최근 KT의 서비스 품질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러 차례 발생한 통신 사고와 품질 논란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인원 감축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임직원 수는 △2021년 2만1759명 △2022년 2만544명 △지난해 1만9737명으로 2021년부터 매년 1000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사이에 전체 구성원의 9.3%나 줄어들었다.

최근 10년간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를 종합하면 KT 직원은 2014~2018년 증감을 반복하며 2만3000명대를 유지하다 2018년 말 2만3835명을 기록한 뒤 매 반기 감소했다. KT 클라우드 분사로 350여 명이 추가로 이동한 2022년 상반기를 제외하면 반기별 직원의 감소 폭은 0.6~2.6%다. 2014년 6월 이후 10년간 18.8%에 달한다.

직원 감소의 주요인은 고연령자의 퇴직이다. 한국CXO연구소 연구 결과에서 KT는 2021년 8월 전체 임직원 대비 50세 이상자 비율이 53.3%로 주요 기업 55곳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KT는 앞으로 5~6년간 정년 퇴직자가 1000여 명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T가 매년 임직원 규모를 1000명 이상 줄이고 있는 반면에 신규 채용은 200명 안팎에 머물러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KT 신규 채용 직원은 △2020년 273명 △2021년 357명 △2022년 669명 △지난해 254명이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으나 KT는 인위적 감원 대신 퇴직 인원을 발판 삼아 조용한 조직 개편을 하는 모양새다.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뚜렷한 직원 감소세를 보이는 기업은 KT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러한 인원 감축은 KT의 서비스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로 인한 대규모 통신대란, 2021년 10월에는 KT 서버 내 단순 프로그래밍 작업 실수로 유·무선망 전체가 마비되면서 전국의 모든 통신이 불통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KT 직원들의 입회·감독 없이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이 ‘exit’라는 단어 하나를 누락해 발생한 사건이지만 일반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금융가·병원·공공기관 등 주요 시설에서도 1시간가량 전산 마비 사태가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상당했다.

2022년 1월에도 서울·경북·대구·부산 등 지역에서 1시간가량 IPTV 셋톱기기 문제로 장애가 발생해 최대 49만 명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 유튜브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KT 인터넷 속도 저하 사건도 고객 속도 정보 설정 오류와 장비 관리 소홀 등이 구조적 원인으로 밝혀져 결국 정부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임직원 감축에 따라 KT의 인건비도 경쟁사에 비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KT의 올 1분기 인건비는 1조10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691억 원 대비 2.9%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고 직전분기(1조1578억 원)와 비교해서는 오히려 4.9%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T는 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기존 사업의 인력 충원을 최소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유사한 통신 문제가 지속될 우려가 크다.

한편 KT의 자회사인 KT서비스도 직원 한 명에게 너무 많은 업무를 배당해 서비스 문제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KT서비스 관계자는 “채용 인원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으며 회사의 인사 운영 방향이 포함된 정보이므로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