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투세 폐지" 선공…李 "의료개혁 부실"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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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발언 빼고 회담 비공개… 국가발전·민생·정치개혁 의제
李 “채 상병 제3자 추천 특검법에 증거조작까지 조사” 韓 압박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1 15:12:54

▲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공식회담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표 공식회담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집중 공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의료개혁을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본관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시작으로 회담에 돌입했다. 예방·면담이 아닌 의제를 갖춘 여야 대표 공식회담은 2013년 황우여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만남 이후 11년만이다.

한동훈·이재명 대표 회담은 양당에서 당대표 외에 정책위의장·수석대변인이 배석하는 3+3 형식으로 약 90분가량 진행됐다. 한 대표가 제안한 회담 생중계는 성사되지 않았다. 회담은 모두발언을 빼고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앞서 양당은 △국가발전 어젠다 △민생 △정치개혁 등 3개 의제를 정했다. 세부 의제로는 국민의힘은 △릴레이 탄핵 등 정쟁 중단 △금투세 폐지 및 민생법안 처리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내놨다. 민주당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지구당 부활을 내걸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아픈 이인 금투세를 특히 공략했다. 민주당 내에선 금투세 강행·폐지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여론은 폐지가 시행에 비해 비교적 높다. 한국갤럽인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41%였다. ‘시행해야 한다’는 39%였다.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도 금투세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계신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의미 있는 공감대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달리 금투세 시행에 부정적이다. 한 대표 발언은 금투세를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아픈 이인 의료개혁으로 맞불을 놨다. 의대 증원을 강행해야 한다는 대통령실과 달리 한 대표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4%p 낮아진 23%로 집계됐다. 부정평가 이유에서 의대 증원 확대(8%)는 전주 대비 6%p 올랐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따른 의·정 갈등 여파로 의료 공백이 심화된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의료 대란을 (당대표 회담) 공식 의제에서 뺀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의료 대란은 국민 생명에 관한 문제다. 손바닥으로 가리고 안 보려 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응급실 뺑뺑이로 안 죽어도 될 사람이 죽는 사고가 지난해 한해 총 발생량을 초과했다.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채 상병 제3자 추천 특검법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하자 했고 저희가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조건을 하나 덧붙였는데 증거조작이다. 이것도 하자”며 “결단을 해 달라”고 한 대표에게 주문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당대표 취임 후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