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명 적발, 구속률 고작 5%… 사이버 성폭력 ‘방치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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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결과 '아동성착취물' 비중이 43.8%로 제일 높아
올 7월까지 허위영상물 범죄 297건 발생… 급증 추세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3 14:17:44

사이버 공간에서 아동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 성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과는 달리 이들에 대한 처벌은 오히려 관대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사이버 성폭력 가해자 수는 7530명에 달했으나 구속률은 고작 5%대에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된 사이버 성폭력(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불법촬영물 등을 유포 등) 발생 건수는 9864건이다. 검거된 인원은 7530명이었고 이 중 구속된 비율은 5.5%(412명)였다.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동성착취물이 3295명(43.8%)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촬영물 2415명(32.1%)·불법성영상물 1563명(20.8%)·허위영상물(딥페이크) 257명(3.4%) 순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여성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허위영상물 범죄 증가세는 뚜렷하다.

허위영상물 범죄 발생 건수는 2021년 156건·2022년 160건에서 지난해 180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검거 인원은 79명에서 100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허위영상물 범죄 297건이 발생해 146명이 검거됐다. 올해 들어 7개월간 검거된 인원은 지난해 1년간 검거 인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3년간 허위영상물 범죄로 검거된 257명 중 구속된 인원은 12명(4.7%)에 불과했다. 올해 허위영상물 범죄 구속률은 2.7%(검거 146명·구속 4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어도 범행이 이뤄질 수 있는 범죄이기에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중범죄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수사기관이 이전처럼 피해 정도를 경미하게 판단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AI의 눈부신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불법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컴퓨터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이러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여성가족부의 디지털성범죄 관련 예산이 내년에 크게 삭감될 예정이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여가부의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자료에 따르면, 내년 디지털성범죄 피해 대응 예산은 8억4100만 원으로, 올해 12억2800만 원 대비 31.5%가 줄어들었다. 이는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에 비해 예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피해자 보호와 예방 대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수사와 관련해 “지난 한 주간 접수해 수사하는 것만 120건이 넘고 기존에 수사하는 사안까지 포함하면 수백 건”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검거 인원 대부분인 약 75%가 10대이고, 20대까지 포함하면 약 95%까지 확산한다”며 “죄의식이나 범죄 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많아 학교전담경찰관을 통해 예방 교육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1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특정한 피의자 33명 중 90% 이상이 10대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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