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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일 사단법인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피플] “갈 데까지 간 김정은 체제… 무너질 날 머지않아”
“작은 郡에서도 80% 이상이 남한 드라마 시청”
“외부 정보 대량 유입 시 김정은 종말 시간문제”
“北오물풍선에 민·관·군 단합해 강력 대응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2 00:04:01
▲ 지난해 9월 개최된 제20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 및 황장엽 선생 서거 13주기 추모행사에 고(故) 황장엽 선생 영정이 놓여 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제공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변 중이다. 북한·러시아 사이의 준 군사동맹 조약이 체결되는가 하면 북한은 십수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 테러를 가하고 있다. 급기야 김포공항 인근 공장에 낙하한 오물 풍선에서 기폭장치 추정 물체까지 발견됐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휴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 주민·장병들은 목숨을 건 탈북에 나서고 있다.
 
사단법인 북한민주화위원회(북민위)는 2000년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각각 위원장·명예위원장 신분으로 설립한 통일운동사의 기념비적인 단체다. 북한의 혈통 세습 독재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망명한 황 전 비서는 지금까지의 탈북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탈북인이 주축인 북민위는 출범 이후 24년 동안 자유민주적 남북통일 운동의 최선봉에서 활동해 왔다.
 
북민위는 현재 허광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통일 운동 및 탈북인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허 위원장으로부터 북민위의 활약상과 여러 남북 현안 해법 등을 들어 봤다.
 
▲ 김영삼(앞줄 왼쪽) 전 대통령과 황장엽(앞줄 오른쪽) 선생. 뒷줄 오른쪽은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북한민주화위원회 제공
 
폴리스라인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한 前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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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운동계에서 북민위는 권위 있는 단체이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아직 생소한 면이 있다. 허 위원장은 북민위의 당면 최대 목표로 ‘김씨 3대 세습 정권 종식’ 등을 망설임 없이 꼽았다.
 
“북민위는 작고하신 황장엽 선생께서 대한민국에 망명하신 후 북한 주민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김씨 3대 세습 정권을 종식시키고 통일의 주역인 탈북인의 성공적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출범시킨 탈북인 전위 조직입니다. 북민위 명예위원장은 황 선생의 대한민국 망명을 적극 도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초대 위원장은 황 선생께서 맡으셨습니다.”
 
기자도 황 전 비서가 2010년 작고할 때까지 서울 모처의 안가(안전가옥)를 수년간 매주 찾아 고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황 전 비서는 당초 방일 과정에서 탈북을 계획했으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감시가 심해 중국에서 망명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황 전 비서가 한국대사관에 들어갔다는 첩보를 접한 김정일은 저격수 등을 보내 황 전 비서를 제거하려 했다. 때문에 대사관은 대낮에도 커튼을 모두 닫아 밤처럼 어두웠고 복도를 지날 때에도 창문 아래로 허리를 숙이고 이동해야 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중국 정부가 우방인 북한과의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황 전 비서를 한국으로 출국시켜 줄지가 불투명했던 것이다. 이 때 나선 게 YS였다. 정치 비사에  의하면 YS는 장쩌민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에게 “황 선생이 북한에 끌려가 사형당하면 중국은 인권 말살 국가라는 비난을 듣는다”고 설득했다. 황 전 비서가 탈북한 1997년은 중국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공식 신청하기 1년 전이었다. 결국 장쩌민은 황 전 비서를 제3국에 추방하는 형태로 사실상 한국으로 보내줬다.
 
“2000년 1월에 북민위의 전신인 북한민주화동맹을 결성하신 황 선생은 2003년 10월 북한민주화동맹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행정부와 의회·사회·언론 등에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반인도적·반인륜적 인권 만행을 널리 알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수잔 숄티 여사 등이 참여하는) ‘북한자유주간’ 국제 행사가 정례화되었죠.
 
북민위는 황 선생 작고 후 내외 적대분자들의 악랄한 방해 책동을 이겨 내며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와 외부정보의 북한 내 유입 등 여러 활동을 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내 종북좌파와의 투쟁도 과감히 진행해 왔습니다.”
 
허 위원장은 2016년 6월 북민위 위원장으로 취임해 단체를 이끌어 왔다. 그 과정에서 지난 정부 당시 고초를 겪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가 2019년 10월 고 한성옥 모자 애도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구속된 사건이었다. 이를 두고 북한 인권운동가에 대한 지난 정권의 보복성 처벌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저는 북한 함경북도 김책시에서 태어나 청진조선소에서 당 초급일군(일꾼)이 되어 청년동맹 간부로 재직했습니다. 단지 어머님 고향이 이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생활이 어렵게 되자 어렵사리 러시아로 출국해 북한 벌목장이라고 하는 재쏘(재소련)임업대표부 제5사업소에서 청년동맹위원장으로 근무했죠.
 
그러던 중 남한에 있는 일가친척들을 찾다가 발각돼 3년간의 도피생활 끝에 1995년 8월 김포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20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황 선생과의 인연으로 북민위 총괄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금까지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왔다가 2019년 7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주택에서 (정권의 방치 속에) 아사한 한성옥 모자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북민위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광화문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장 넉 달 반 동안 풍찬노숙하며 대정부 투쟁을 진행했었습니다.
 
그해 9월21일 ‘한성옥 모자 진상규명 비대위’는 범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애도집회를 개최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 면담을 위해 청와대까지 상여를 메고 시가행진을 했으나 (정부에선) 아무 답변이 없었습니다. 같은 해 10월3일 2차 애도집회 후 문 대통령 면담을 위해 청와대까지 행진하며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전까지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에 개방됐던 곳에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무작정 우리의 시위 행렬만 막고 나섰습니다.
 
이는 의도적 도발로밖에 달리 볼 수 없었습니다.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만 하고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충분한 설명을 했으나 (경찰은) 묵살했습니다. 충돌 끝에 폴리스라인을 넘은 38명의 탈북 동지들은 서울시내 경찰서들에 분산 수용돼 조사받았으며 시위를 주도한 저는 기어이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재판에서 구속적부심이 인용돼 동지들이 있는 광화문 분향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26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구명 운동을 전개하신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님 등 애국인사들과 애국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 (왼쪽부터)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홍순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허광일 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북한민주화위원회 제공
 
“北정권 떠받들던 대중적 기반 완전히 붕괴”
 
북한인권 단체들에게 악몽과도 같은 5년이 지나고 2022년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다. 북한 김정은은 기다렸다는 듯 러시아와의 준 군사동맹 체결과 대남 오물풍선 테러 등을 자행 중이다. 이달 9일에는 풍선이 낙하한 김포공항 인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기폭장치 추정 물체들이 발견돼 충격을 던졌다. 허 위원장은 최근의 10대 소녀 체포에서도 드러나듯 김정은 정권은 반드시 무너질 것이라 단언하며 이런 때일수록 동요하지 말고 민·관·군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 정권이 한류 열풍 차단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처형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제가 올해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에 탈북인 대표단 일행으로 갔을 때 작년 5월 황해남도 강령군에서 일가족 18명을 싣고 귀순한 배의 선장이었던 청년과 얘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그가 귀순하기 전 그러니까 2020년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이 나올 당시 황해남도 강령군에서 10대 청소년을 무려 20명이나 무차별 사형했다고 합니다. 작은 군인 강령군에서조차도 TV 소유 가정의 80% 이상이 남한 드라마를 봤다고 하니까 (북한 정권으로선)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던 거죠.
 
그래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면 사태를 바로잡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북한체제는 갈 데까지 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의 장마당 세대를 비롯한 MZ세대가 북한 사회의 중추인데 이들에겐 김정은에게 충성한다는 건 수치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북한 정권을 떠받들던 대중적 기반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볼 수 있죠. 북한 주민들 스스로도 김정은 정권은 곧 끝날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풍선은 북한군 적공국이라는 대남 전문 기관에서 살포합니다. 얼마 전 풍선이 발견된 야산에서 산불이 일어난 것을 소홀히 넘겨선 안 됩니다. 정말로 북한이 오물 풍선에 기폭장치를 장착해 화재를 일으킨 것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적공국이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내려 보낸 오물풍선이 수천 개에 달하는데 이 수량이면 북한이 궁극적으로 목적한 (대남 테러 등을 위한) 데이터를 충분히 취득했음을 말해 줍니다.
 
온 나라가 무성한 산림으로 뒤덮인 우리나라 산들의 취약점이 바로 가을철입니다. 산세가 험한 우리나라 산들은 가을엔 화약고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물 풍선에 기폭장치를 사용해 산불을 일으킨다면 이는 핵 폭발에 버금가는 피해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북민위 등 북한인권 단체들은 북한이 풍선을 내려 보낼 때마다 대공화력을 총동원해서라도 휴전선을 넘자마자 격추하라고 (정부에)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적의 섣부른 도발은 철저히 준비된 자만이 막을 수 있습니다. 남으로 내려온 오물 풍선에 대한 민간 조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물 풍선 현장 보존과 신속한 신고 등 민·관·군의 철저한 대응 태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 주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북한에) 대량으로 유입시킨다면 김정은 정권의 종말은 시간문제입니다.”
 
 
허광일 위원장 약력
 
△ 청진조선소 청년동맹 간부
△ 재쏘임업대표부 청년동맹위원장
△ 한국전력공사 근무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국민대통합위원회 자문위원
△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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