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한국판 스팀’ 도전… PC게임 배급 사업 흥행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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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게임 플랫폼 압도적 1위… 이용자·게임사 모두 선호하는 ‘락인 효과’
이용자 유인할 히트작 부족… “리니지 이용자 다른 게임 안 할 것”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9 13:19:50

▲ 엔씨소프트 퍼플에서 제공하는 SIE의 대표작 호라이즌 더 포비든 웨스트.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게임 플랫폼 서비스 확장을 선언했으나 흥행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밸브 코퍼레이션의 게임 플랫폼 ‘스팀’이 압도적인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굳이 엔씨소프트의 플랫폼을 이용할 동기가 적은 것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온라인 게임플랫폼 ‘퍼플’의 PC게임 타이틀 배급 사업을 시작하고 통합 게임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퍼플은 엔씨소프트 게임 외에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파트너십을 맺고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리마스터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즈 등 SIE의 대표작을 퍼플에서 제공한다.

현재 게임 플랫폼 시장은 스팀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팀에서 발매되는 게임 수가 다른 게임 플랫폼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게임 플랫폼 시장에 다른 글로벌 게임사가 진출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특히 밸브 코퍼레이션이 스팀에서 판매하는 게임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이 있다면 수수료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플랫폼에 입점한 다른 게임사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유비소프트 등이 자체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특히 에픽 게임즈는 자사 게임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스팀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받고 게임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공격적 수수료 정책을 펼쳤으나 스팀의 입지를 빼앗아오지 못하고 있다.

스팀이 게임 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는 ‘락인’ 효과가 꼽힌다. 게이머들은 굳이 스팀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게임사들 역시 세계 최대의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출시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게임사들은 자사의 대표 게임을 자체 플랫폼에서만 서비스하는 방법으로 플랫폼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에픽게임즈의 대표작인 ‘포트나이트’는 스팀에서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으며 스팀의 초기 흥행 역시 인기 FPS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견인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이렇다 할 글로벌 흥행작이 없고 국내시장에서도 최근 발매한 ‘배틀크러쉬’와 ‘호연’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대표 게임을 통한 유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이를 SI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엔씨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SIE의 게임들 또한 스팀에서 판매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퍼플을 사용할 동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은 리니지M을 비롯한 리니지 시리즈인데 하드코어 성향이 강해서 원래 하는 게임 외에 다른 게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며 “게임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게임을 판별하는 퍼블리싱 역량이 필요한데 엔씨소프트가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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