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한강 글은 왜 문학소녀의 옹알이 수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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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0-28 06:30:59

오늘 결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초보적 문장도 구사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시와 산문 모두가 ‘문학적 옹알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려 한다. 현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하는 건 숫제 자살행위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강의 소설은 혁신적인 시적 산문”이라고 말한 노벨위원회의 권위에 맞서야 하며, 입을 모아 한강을 칭송하는 국내 문단과의 싸움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폭로하지 않을 수 없는 결심을 한 것은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은 직후다. 아무리 봐도 의미 해독이 불가능한 시 작품이 99%였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 뿐 놀라운 비밀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문학 신비주의에 묻어가는 지금 정신을 차릴 수 있는 문제 제기를 누군가는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시는 산문과 또 달리 모호함을 허락한다고? 그건 시만의 특권이며, 그런 모호함과 여백에서 숨겨진 의미가 증폭된다고? 아니다. 한강의 작품은 숫제 사기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시집의 서문에 해당되는 ‘시인의 말’부터 그렇다. 그건 시의 꼴을 취하고 있는데 백 번 읽어 보라. 무슨 말을 하려는지를 도통 모를 것이다.

“어떤 저녁은 투명했다./ (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 불꽃 속에/ 둥근 적막이 있었다.// 2013년 11월 한강”

뒷부분 ‘둥근 적막’은 형용모순이다. ‘투명한 저녁’이란 표현도 습작기의 문학소녀가 구사할 법한 수사(修辭)에 불과하다. 그 짧은 발언에 괄호를 떡하니 집어넣은 건 또 뭔가? 뭔가 있어 보이려는 치기에 불과하다. 즉 당신이 문학을 몰라서 숨겨진 심오한 의미를 모르는 게 아니다. 그건 그렇고 한강은 서문에서 자기 작품은 ‘불꽃 속의 적막’이란 자랑을 하고 싶은 걸까? 그런데 그게 뭔 헛소리람? 실은 한강 자신도 모른다. 그래서 문학적 옹알이다.

첫 수록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도 그러하다. 불과 열 줄에 평범한 일상어를 늘어놓았지만 황당한 논리 비약이 춤춘다. 당연히 의미 해독이 불가능하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 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 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전문).

공기밥의 김을 보고 뭐를 깨달았다는 것인지, 그 뒤 밥을 먹었다는 시적 화자의 행위란 또 뭔지? 도무지 실체가 없는 시적 진술이 전부다. 물론 시집을 관류하는 어떤 슬픔의 정서 같은 게 없지 않다. 단 무작정 ‘아프다 아파’를 반복하니 독자는 어안이 벙벙하다.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몇 개의 이야기12’ 전문) 같은 작품을 보라. 분명히 밝혀 둔다. 이건 시 축에 더 못 든다.

조금 나은 게 ‘마크 로스코와 나’ ‘마크 로스코와 나2’ 두 작품이다. 그건 현대미술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란 구체적 대상이 있고, 그걸 본 느낌을 “죽음과 생명 사이”에서 “고요히 붉은 영혼의 피 냄새”라고 썼다. 하지만 죽음·생명·영혼이란 거창한 어휘는 시적 진술로 생경하기 짝이 없다. 한강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겉치레 포즈와, 혼자만의 감성놀이가 안쓰러울 뿐이다.

그리고 “고요히 붉은 영혼의 피 냄새”란 대목을 유심히 보라. 이런 상투적 어휘를 반복하는 게 한강의 수준이다. 작가 김규나는 그의 문장이 “스무 살 감성체”라고 내게 말했다. 꽤 후한 점수를 줬다는 생각이다. 털어놓자. 내가 구입한 시집은 10월20일자로 발행된 초판 51쇄본이다. 수만 권이 팔린 시집이라는 뜻인데, 오늘 감히 단언한다.

독자 중 한강 시가 왜 좋은지, 혹은 그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알고 문학적 감동을 받은 이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속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가 “혁신적인 시적 산문”이라고 떠벌인 노벨위원회의 뻥에 눌려 숨죽이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시집은 아직 외국어로 번역이 안됐다. 하지만 모르면 몰라도 번역 불가능할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을 전해 드릴까.

소설 ‘소년이 온다’도 딱 그 지경이다. 희한하게도 ‘채식주의자’는 그래도 읽는 데 큰 문제는 없는 편이다. 어쨌거나 한강의 문장은 리더빌리티(가독성)가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불가능하다. 지난주 이미 나는 밝혔다. 소설이라면 이야기, 즉 서사의 전달력이 기본인데 한강의 글은 그게 안 된다. 한강 작품 읽기에 도전했을 독자 십중팔구가 도중하차했을 것이 뻔하다.

반복한다. 한강 글의 수준은 문단 대선배 박완서·오정희에 비하자면 하늘과 땅이다. 이 글을 쓰기 전 작가 김규나와 통화했다. 나의 견해를 먼저 밝혔다. 그가 반대 의견을 내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이 거의 일치했다. 그래서 나만의 중간 결론은 심플하다. 한강 작품은 모두 문학적 사기다. 스타일이 그렇다는 얘기이고, 내용이 문학적 독극물인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음을 밝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