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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사립대학 등을 운영 중인 한 학교법인이 이사회 회의록을 제때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교육부는 사전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민원이 제기되면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규정을 준수하는 대학들은 역차별이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원육영회는 지난달 20일 ‘2024년 제7차 이사회 회의록’을 한국외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는데 올해 8월 22일 진행한 회의자료였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29일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살펴보니 ‘이사회의 회의록은 회의일부터 10일 이내에 해당 학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1년 동안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국외대 등을 경영하는 동원육영회가 공개한 7차 이사회 회의록의 경우 사학법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을 10일 이상 지난 뒤에서야 외부에 공시됐는데 다른 회의자료들을 살펴보니 해당 법인은 여러 차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다.
기자가 지난해 공개된 동원육영회 1~11차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7건이 기한 내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진행된 동원육영회 2024학년도 1~7차 회의록 가운데 한 건만이 규정을 준수한 상태였다. ‘회의일로부터 10일 이내’ 기준에서 휴일을 제외하고 영업일만 적용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진행된 7차 회의록에서는 한국외대에 대한 △교원 임용 △교원 충원 계획 △직제 규정 개정 등에 대한 회의 내용이 담겼고 학교법인 이사 선임(안)·한국외대 총장 선출 제도·한국외대 송도캠퍼스 추진 경과 보고 등이 다뤄졌다.
앞서 올해 초 기자가 동원육영회 이사회 회의록 공개 시기에 대한 미준수 여부를 교육부에 질의했다. 교육부는 다수의 기한 미준수 사례가 드러났다며 지난 5월께 동원육영회 이사장에게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란다’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통보했다.
교육부로부터 주의를 받았으나 동원육영회는 재차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동원육영회 법인사무처는 “이사들이 외부에 있고 서명을 받아 올리다보니 (회의) 당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늦게 게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 조율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근무일을 기준으로 보면 일주일 이하로 나오는데 회의록을 작성하고 서명을 받는다는데 어려운 기간”이라며 “기간을 지키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회의록 공개 기간 미준수 행위에 대해 교육부는 모니터링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학경영혁신지원과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있으며 민원이 들어오면 그때 확인한다”며 “문제가 확인된 법인에 대해 조치하도록 주의 안내가 나간다”고 했다.
기간 미준수 행태에 대한 처분 여부에 대해 교육부 측은 “처분하는 방향으로 지도감독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사회 회의록을 제때 공개하는 사립대들은 ‘역차별’을 주장하면서 교육부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회의록 공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아도 어떠한 처분도 없다면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회의록 공개 시기에 대한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가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사립대 법인이 이사회 회의 개최 후 회의록 공개에 대한 기준을 준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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