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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적대적 현실에서 이룬 값진 성과들
많은 우파 국민이 윤 대통령이 지금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힘든 길을 걷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통령 권력을 주었는데 왜 제대로 좀 못 하나?” “왜 문재인‧조국‧이재명을 구속시키지 못하는가?” “혹시 문재인 정권 사람이어서 X맨 아니냐”는 등 온갖 험담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럴 때마다 홀로 낙심하고 실망하셨을 것입니다.
윤 대통령께서는 어려운 가운데 대통령 임무를 맡으셨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생각 이상으로 잘 걸어오셨습니다. 문 정권이 허물어 놓은 나라를 회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미‧일 삼각동맹 복구, 원전 부활, 해외 수주 등 잘한 일이 많습니다만 기울어진 언론 환경 등에 의해 이런 것은 모두 묻혀 있습니다. 강력한 야당의 공세로 법률 하나 제대로 만들 수 없고 대통령실‧정부 기관‧공직자 누구 하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현실에서 이룩한 일이라 더욱 빛나고 값진 성과들입니다.
그런데 일부 우파 국민까지 대통령을 탓하고 있으니 섭섭함도 크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운명 아닐까요. 우파는 원래 대통령을 비난하고 투쟁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나라를 위해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일해 왔던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거리로 나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불법적 탄핵 사태를 보고, 문재인 정권의 악행을 보면서 의분을 참지 못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의병들입니다. 이들은 8년 동안 투쟁하며 많이 지쳐 있습니다. 이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감싸 우군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를 벤치마킹해야
이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를 보십시오. 미국도 우리나라 만큼이나 사상적으로 분열과 갈등이 심한데도 트럼프 후보는 지지층을 열광하게 하는 전략을 쓰고 이에 더해 중도층과 좌파 노동자까지 포용할 국익 중심의 우경(右傾) 정책을 펼쳐서 압승한 것입니다.
우리처럼 우군을 버리고 “중도로! 중도로!” 가는 정책은 점점 우군을 지치게 하고 우군이 축소되는 역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미국 트럼프의 전략과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017년 1월 발간한 자서전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중도는 실체가 없는 유령”이라면서 “목숨 걸고 전쟁할 의사나 용기가 있는 사람”을 중시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상전‧체제 전쟁 상황입니다. 그러니 싸움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담대하게 사상전에 임할 사람을 찾아 기용하십시오.
대통령께서는 어느 누구보다 ‘총선 승리’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총선 참패로 인한 충격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범법자 이재명과 종북좌파 세력이 주도하는 정당과의 싸움에서 겨우 108석을 얻었으니 말입니다. 자칫하면 개헌 저지선마저도 무너지고 순식간에 헌법이 바뀌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체제로 건너갈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참으로 아찔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선거에서 당정 간의 불협화음과 내부 총질은 누가 더 옳고 그름을 떠나 그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다는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선거 전에 대통령 측근 인사들과 대화하면서 당정 간 소통에 심각한 장애와 심리적 거리가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위기가 클수록 내부 총질은 금물
위기가 크면 클수록 내부가 더 똘똘 뭉쳐야 하고 행동이 일사분란해야 합니다. 내분은 곧 좌초를 의미합니다. 대통령의 자리는 개인 입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할 자리입니다. 측근의 말만 듣지 마시고 당의 입장도 들으시고 국민의 입장도 들으십시오.
이건개 변호사로부터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은 적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 변호사에게 “너는 젊으니까 내게 좋은 말은 전하지 말고 비판하는 말만 전해 달라”고 했고, 나쁜 말을 전하면 얼굴이 더 새까맣게 변하면서도 그런 말을 계속 전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정 간의 불협화음과 갈등은 매우 나쁜 결과를 낳습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우선 일사분란한 전투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종북좌파 세력은 약간이라도 틈이 보이면 비집고 들어와 분열과 갈등을 유발할 것입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당정 간에 적당한 갈등이 용인될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내전 상황에서는 작은 틈이 큰 파국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총선 패배 후 국민을 더욱 실망시킨 대통령실
총선 패배 후, 대통령실로부터 이재명과 협치 운운하며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영선 총리설‧양정철 비서실장설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영수회담을 조율하는 가운데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 달라” “이 대표가 불편해하는 사람은 기용하지 않겠다” “영수회담 잘되면 골프 회동과 부부 동반 모임도 갖자”는 등의 제안을 했다는 폭로까지 있었습니다.
그러잖아도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세력 아니냐”는 등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신을 증폭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전적 상황에서 우군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잃는 것은 자멸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더욱이 대통령실 측근들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반국가세력‧종북 세력‧공산전체주의 세력’ 등 지난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념 과잉형 표현’이라며 앞으로 자제하겠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해합니다. 정치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양다리를 허용하지 않아
그러나 역사는 양다리를 허용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정유재란 시 이순신 장군 앞에 놓인 현실이 바로 그랬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왜군이 12척밖에 남지 않은 조선 수군을 멸절시키려고 진도 울돌목으로 진군해 왔을 때, 그는 죽기를 각오했고 부하들에게도 죽기로 싸울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승리했고 조선의 역사를 지켰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죽느냐 사느냐의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초점을 잃고 좌고우면하는 순간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도 지킬 수 없고, 종국에는 대한민국 역사 자체도 파괴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닥친 위기는 이념·사상 때문에 생겨난 위기입니다. 그런데 이념·사상 문제를 외면한다면 이 위기를 돌파할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이념은 도구가 될 수 없습니다. 이념은 다른 이념과의 대결과 경쟁을 통해 확립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이념을 제대로 확립해 그것을 근본으로 이 나라를 번영시켜야 할 소명의 징표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국가지도자의 소명이고 집권의 이유입니다.
민주당의 단합력‧집념을 무시해선 안 돼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대한민국 상황을 돌이켜 보십시오.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의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시장을 무시하고 국가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겠다는 발상의 전체주의 정책을 폈습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키우고 지키기 위해 국가의 공권력‧예산‧행정‧정치 권력을 총동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을 강행했습니다.
옳지 않은 일이었지만 목숨 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지 않으셨습니까. 이재명의 민주당을 보십시오. 그 뻔뻔함과 대담함, 어떤 고난도 마다하지 않는 집념만큼은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지키기 위한 이념 전쟁‧사상전을 회피해선 안 됩니다. 그들이 목숨 걸고 싸움을 건다면 우리도 목숨 걸고 싸움에 응해야 합니다.
반대한민국 세력과는 맞장을 뜨자
대통령 앞에는 두 개의 길밖에 없습니다. 사악한 종북 세력에게 항복해 잠시 사는 길을 택하느냐, 아니면 국민과 함께 싸워 영원한 영웅으로 남는 길을 택하느냐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말했던 것처럼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습니다. 대통령 옆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대통령께는 국민을 담는 큰 마음, 나라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빈 마음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의 힘’일 것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파 정부의 존립 근거를 새롭게 정립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던 대통령의 신념과 함께 진정한 우파 지도자로 거듭나시기를 바랍니다. 이희천 올림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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