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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內戰 13년9개월 만에 종식… 알아사드 2代 53년 집권도 끝
우크라·가자戰으로 러시아·이란 지원 줄자마자 붕괴
21세기 최대 인도적 비극… 사망 60만·난민 560만 명
바이든 "反軍도 문제 있어"… 트럼프 "美軍 개입 금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9 16:36:29
▲ 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를 점령한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포스터를 찢고 있다. EPA=연합뉴스
 
▲ 8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자 시민들이 뛰어나와 기뻐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습 공격을 감행한 반군은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와 수도를 점령한 뒤 “폭군 알아사드가 도망쳤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11일간의 공세로 약 14년 이어진 비극적 내전이 종식을 고했다. AP=연합뉴스
 
시리아내전이 13년9개월 만에 종식을 맞았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 중심의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승리를 선언하기 직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가족의 러시아 모스크바 피신 및 망명 허가 보도가 나왔다. 이로써 53년간 2대째 이어 온 알아사드 정권도 무너진 셈이다. 쿠데타로 집권해 장기 집권(1971∼2000)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사후 아들이 24년째 통치 중이었다. 
 
아들 알아사드는 2021년 95.1% 득표로 4선 성공한 상태였으나 뒷배였던 러시아·이란의 지원 역량이 최근 우크라이나전쟁·가자전쟁으로 현저히 줄자 반군의 기습 공세 11일 만에 무너졌다. 반미(反美)와 범이슬람주의, 시아·수니 등 종파 간 갈등과 민족주의 등의 사유가 뒤섞인 시리아내전은 미국·러시아·이란·튀르키예 등 외세의 경쟁적 개입과 피아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해관계로 오랜 기간 속수무책이었다. 경제 파탄은 ‘석기시대 회귀’에 비유되곤 했으며 사망자와 난민이 엄청나 21세기 최대 인도적 비극으로 통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3월 내전 13주년을 맞아 발표한 통계를 보면 총 50만7000명(민간인 16만4000명, 정부군·반군 34만3000명)이 숨졌다. 감옥에서 죽거나 정체 미확인 숫자를 더하면 전체 사망자가 61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각국 정식 등록의 시리아 난민이 한때 550만 명을 넘었다(지난달 기준 481만7000명). 난민 61%(약 294만 명)을 수용한 튀르키예에 이어 레바논·요르단·이라크·이집트 순이다. 서유럽 주요국들 역시 일부를 받아들여 내 반이민 자국우선주의 물결의 이유가 추가됐다. 
 
현 사태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랫동안 고통받던 시리아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역사적인 기회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스크와 불확실성의 순간이기도 하다”며 “파트너 및 시리아의 이해당사자들이 위험관리 기회를 잡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지원이 알아사드 정권 배후의 러시아·이란·헤즈볼라를 약화시켰다며 “우리의 접근 방식이 중동 내 힘의 균형 변화를 초래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확실히 선을 그었다. 다마스커스 함락 직전 소셜미디어(SNS) 글에서 “우리의 싸움이 아니니 개입하지 말라” 했으며, 정권붕괴 소식이 전해진 뒤엔 “알아사드가 사라졌다. 자기 나라를 떠났다. 보호자인 러시아는 더이상 그를 보호할 관심이 없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AP통신에선 ‘미국의 군사개입 없음’을 말한 바이든정부 인사의 발언을 전했으나 미 대선이 민주당 승리로 끝났다면 어찌됐을지 장담할 수 없다.
 
군산복합체와 밀착한 민주당과 공화당 내 네오콘은 전 세계 분쟁에 관여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바이든 발언엔 체질화된 미국의 ‘세계 경찰’ 습관을 보여 준다. “과도기 시리아로부터 위협이 발생하면 요르단·레바논·이라크·이스라엘을 포함해 시리아 이웃국가들을 지원할 것” “수일 내 역내 국가 지도자들과 소통하고 고위 미 정부 인사를 파견할 것” “이슬람국가(IS)가 공백을 틈타 재건과 피난처 구축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임무는 유지될 것” 등이다. 
 
알아사드에겐 내전 발발 후 화학무기 사용 및  민간인 무차별 학살 혐의가 걸려 있다. ‘중동의 불사조’ ‘최악의 학살자’ ‘전범’으로 불리는 가운데 러시아·이란의 지원을 받아 왔다. 2015년부터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 한 러시아는 현지에 해군기지·군용비행장 등을 두고 있다. 알아사드가 축출된 날 러시아 외무부에선 “시리아에서 포용적 과도정부 수립 노력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냈다. 러시아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비공개 특별회의 개최를 요청한 동시에 반군 측과 접촉하면서 현지 자국 군사시설·외교공관 등의 안전보장을 위해 움직였다.
 
시리아내전은 이른바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쓸던 2011년 3월15일 경제 위기와 혼란상 속에서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정권이 강경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엔 서북부 기반의 반정부 진영이 미국 지원을 얻어 우세했으나 이란·러시아의 도움으로 전세가 뒤집혀 있었다. 내전은 주변 강국의 필요가 얽히며 꼬여 갔다.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일어났고, 튀르키예가 테러 대응을 내세워 시리아 북부의 분리주의 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상대로 공습·교전에 나섰으며 쿠르드족 무장세력 배후엔 미군이 있으니 복잡다단의 극한이다. 
 
시리아는 2020년 러시아·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 중이었으나 국제 지정학 변동에 따른 변곡점을 맞았다. 러시아가 3년째 우크라이나에서 소모전을 지속 중이며 이른바 ‘저항의 축’ 이란과 헤즈볼라는 작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에서 하마스를 돕느라 힘이 빠져 있었다. 이 기회를 빌어 반군은 지난달 27일 북서부에서부터 친튀르키예 무장세력과 함께 대대적인 기습을 벌였다. 제2의 도시 알레포를 8년 만에 탈환한 후 이들리브·하마·홈스 등 주요 거점을 일거에 장악하더니 수도까지 점령했다. 반군 대공세 10여 일 만에 약 14년간 지속된 내전이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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