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수 부족 심각정부… 한국은행 마통 무려 17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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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대출 규모, 전년보다 47% 급증… 2년째 이례적 연말 대출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1 10:05:56

세수 부족에 시달린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173조 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던 2020년(102.9조 원)보다 약 68% 많은 수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일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2024년 한국은행으로부터 총 84회에 걸쳐 173조 원을 일시 차입했고 이자는 2092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누적 대출한 규모를 통계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117.6조 원(2023년)보다 47%나 늘었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끌어다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정부 일시 대출은 한국은행 마통(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린다. 정부가 한국은행 마통을 사용하면 돈을 쓸 곳(세출)에 비해 걷은 세금(세입)이 부족해서 재원을 임시변통했다는 걸 의미한다.

연간 누적 대출은 2018년 1조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36조5072억 원(2019년)으로 늘더니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102조9130억 원(2020년)으로 크게 뛰었다. 이후 2021년 7조6130억 원·2022년 34조2000억 원 등으로 줄었다가 2023년 117조6000억 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해 1~12월 총 173조 원을 빌렸다가 172조 원을 상환해서 아직 갚지 못한 잔액 1조 원도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10차례에 걸쳐 총 15조4000억 원을 빌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30일과 31일에도 각각 2조5000억 원씩 이틀간 총 5조 원을 더 빌린 경우도 확인됐다. 연말인 10~12월 일시 차입은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정부 세수 부족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차입금이 기조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정부와 논의하고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로도 기조적인 일시 차입 흐름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임광현 의원은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일시 차입이 감세 정책과 경기 둔화로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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