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내년에도 지갑 안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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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내년에도 지갑 안 연다

한경협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내년 소비 축소 응답 53%
고물가·소득감소 등 이유로 소비 줄여… 물가 소비 최대 리스크
여행·외식·숙박 소비부터 줄이는 국민… 필수 소비재 위주로 구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9 11:46:02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내수 침체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민 절반 이상이 소비를 축소할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물가 부담이 지속되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와 실직 우려 등이 섞인 반응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3%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내년 가계 소비지출은 올해에 비해 평균적으로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들은 내년 소비 지출을 축소하려는 이유로 고물가 지속(4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소득감소·실직 우려(15.5%)·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8.5%) 등의 응답이 잇따랐다.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17.6%)이 가장 많았고 △여가·문화생활(15.2%) △의류‧신발(14.9%) 순으로 나타나 야외 활동과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음식료품(23.1%)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수도 등 18.0%) △생필품(화장지‧세제 등 11.5%) 등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필수 소비재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지출 증가가 예상됐다.

한경협은 “한국은행이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민이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 이외에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내년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43.2%)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6.4%) △자산시장 위축(12.7%) 등을 꼽았다.

국민 대부분은 소비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점을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 응답했다. 소비 활성화 시점으로 △기약없음 35.1% △2026년 24.6%(상반기 14.8%·하반기 9.8%) △2027년 이후 16.0% 등 최소 2026년 이후를 예상하는 응답이 75.6%를 차지했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1~3분위(하위 60%)는 내년 소비가 올해에 비해 감소하는 반면 4~5분위(상위 40%)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별 소비 양극화가 예상됐다.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반비례해 소비지출 감소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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