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견인 효과?… 삼성·NH證 작년 호실적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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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영업익 1.2조 원·NH證 0.9조 원… 타사도 호실적 전망
해외주식 거래 1년 새 84% 늘어나며 수수료 커진 결과로 분석
연초 해외주식 거래 활발…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은 우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30 10:47:00

▲ 30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작년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058억 원으로 전년 동기(7411억 원) 대비 62.7% 늘어났다.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7258억 원에서 9011억 원으로 24.2% 증가했다. ⓒ스카이데일리

삼성증권·NH투자증권이 작년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중 최대 실적이다. 이는 해외주식 거래 급증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수익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초 해외주식 거래도 활발하다.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다만 출혈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30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설 명절 직전인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4년 영업이익이 1조2058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7411억 원)와 비교해 62.7% 늘어난 규모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1년(1조3087억 원)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실적과 관련해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매출 및 IB·상품운용 손익 증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도 23일 작년 실적을 공개했다. 2024년 영업이익은 9011억 원으로 1년 전(7258억 원)보다 24.2% 늘어났다. 1조 원에 못 미쳤지만 2021년(1조2939억 원) 다음으로 높은 연간 실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주식중개 수수료수익 증가에 따른 수수료수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공시를 앞둔 다른 증권사의 실적 기대도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작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001억 원으로 전년 동기(5210억 원) 대비 111.1% 늘어났다. 한국금융지주도 영업이익이 8204억 원에서 1조2625억 원으로 5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역시 5647억 원에서 1조1581억 원으로 105.1% 불어날 전망이다.

▲ 삼성증권·NH투자증권 영업이익 현황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호실적은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주식·채권 등의 거래를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받는데 거래대금이 커지면 수익도 함께 늘어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은 5308억 달러(약 767조 원)로 1년 전(2880억 달러)보다 8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4809조2788억 원에서 4669조4890억 원으로 2.9%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분기별 결제액도 1분기 1027억 달러·2분기 1032억 달러·3분기 1405억 달러·4분기 1845억 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손에 들어온 돈도 많았다.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한투·NH·삼성·메리츠·KB·신한·하나·키움·대신)의 외화수수료 수익은 작년 1~3분기 총 7665억 원이었다. 1년 전(4749억 원)보다 61.4% 커진 수치이자 수탁수수료 전체(3조3135억 원) 4분의 1 차지하는 규모다. 4분기까지 더할 시 코스피(1조2353억 원)·코스닥(9387억 원)과의 수수료 수익 격차를 더 좁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서도 서학개미 움직임은 활발하다. 27일 기준 1월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48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236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증시 부양 기대가 큰 미국 주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466억 달러 규모로 미국 주식을 사고팔았다.

해외주식 열풍에 따라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선물옵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지원금을 제공하고 한국투자증권은 추첨을 통해 최대 200달러와 엔비디아 주식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각각 벌이고 있다. 그밖에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온라인 수수료 혜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메리츠증권은 미국주식 거래·환전·유관기관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고 하나증권은 해외주식 담보대출 이자 혜택을 제공 중이다. 키움증권은 미국주식옵션 거래 시 100만 원 지급 등의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수수료 무료 등의 전략이 자칫 출혈 경쟁으로 번져 되려 수수료 수익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메리츠증권은 작년 11월 슈퍼(Super)365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환전수수료·매도비용 면제 혜택을 주는 행사를 시작해 출시 두 달 만에 3조 원 이상의 자산을 끌어모았다. 환전 수수료까지 증권사가 부담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쟁을 위해 다른 증권사들이 이에 준하는 무료 이벤트에 나설 경우 수수료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이 수수료 전액 무료 이벤트를 출시한 이상 해외주식도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데 해외주식의 강자로 떠오른 토스증권의 부담이 심할 것”이라며 “9월까지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평균 거래 수수료율은 0.01%p 수준인데 4분기까지는 수수료율 하락이 제한적이지만 거래대금이 증가할수록 수수료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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