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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는 복잡한 문장 대신 대화와 동작·침묵 등 생략을 통해 뜻을 전달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유명하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집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초기 단편 ‘인디언 마을’부터 마지막 단편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까지 헤밍웨이의 필치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 12편이 수록돼 있다.
그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도 꾸준히 단편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의 단편에는 필멸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죽음과 용기 있게 맞서는 인간의 내재적인 힘이 녹아 있다.
“그곳에, 정면에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오직 하나, 온 세상처럼 넓고, 크고, 높고, 햇빛을 받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는 킬리만자로의 평평한 꼭대기였다. 그 순간 그는 그곳이 자신이 가는 곳임을 알았다.”
특히 표제작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죽음을 수용하는 인간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헤밍웨이는 아프리카로 사냥을 떠났다가 부상을 입은 해리를 통해 죽음이란 삶의 체념이 아닌 수용과 대처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헤밍웨이는 “변화 속에 있었으며, 그것을 지켜보았고, 그것에 관해 쓰는 것이 그의 의무였다”는 해리의 독백을 통해 혼란과 격변의 시대에 예술이 갖는 의미를 피력한다.
한편 제임스 조이스는 “헤밍웨이는 문학과 삶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는 모든 작가가 분투하는 지점이다”는 말로 그를 높이 평가했다.
“이후의 작가들은 그를 모방하거나 그를 피하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헤밍웨이가 남긴 문학적 유산은 거대하다. 그는 강인하고 신선하며 견고하고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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