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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별수사팀(이하 ‘내란 특검’)이 24일 오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및 외환죄 수사를 본격화한 특검팀이 한 전 총리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부터 수사관들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전 총리의 주거지에 투입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는 한 전 총리가 지난 2일 특검에 출석해 약 13시간 40분에 걸쳐 조사를 받은 이후 22일 만의 조치다.
특검이 확보한 진술 및 증거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작성된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이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강 전 실장이 윤 전 대통령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은 “총리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고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문건은 폐기됐다.
특검은 이 과정을 통해 한 전 총리가 허위 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등의 혐의에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공범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헌재 증언과 영상 증거 간 ‘모순’…위증 혐의도 적용 검토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에 반대하고, 문서에 부서(副署)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국회 청문회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언에서 “당시 계엄 문건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엄 해제 국무회의를 마친 후 양복 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며 사전 인지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대통령실 CCTV 영상 등 확보된 자료에서,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을 국무회의 도중 직접 확인한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진술과 증거 사이의 불일치에 따라 특검은 위증 혐의도 함께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거나, 헌법상 요건을 사후적으로 보완하려 시도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 총리는 헌법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설득해 계엄을 막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작년 말 계엄문 서명 관련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특검은 해당 발언조차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허위 진술’일 수 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현재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 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핵심 피의자’로 떠올랐다. 특검은 지난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한 전 총리를 ‘비상계엄 사후 문서 작성 및 폐기 공범’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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