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前대통령 전자장치·가택연금에 감시 병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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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피고 아들, 美에서 부친 구명운동 중… 해외도주 우려”
가디언紙 등, 시점상 트럼프 50% 관세폭탄의 보복으로 분석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7 15:57:58

▲ 전자장치·가택연금 상태였던 브라질의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에게 24시간 경찰감시 결정이 추가됐다. 미국발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의 하나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와 개인적 친분을 과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월 보우소나루 기소가 결정되자 "정치적 마냐사냥"이라며 50%라는 고율 관세의 명분을 삼았다. 연합뉴스

미국과 브라질 간 관세 갈등 증폭의 도화선이 된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해 ‘24시간 경찰 감시’가 더해졌다. 다음달 2일부터 열릴 본안 재판을 앞둔 가운데 미국에서 어떻게 나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경찰의 상시 감시를 주문했다”며 “관련 법률에 근거해 수도 연방경찰청은 피고 자택에 감시팀을 파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시 수칙으로 경찰관의 언론 접촉 제한, 피고인 주거지 침입 금지, 이웃에 대한 방해 엄금 등이 제시됐다.

이어 보도자료엔 감시 인원들의 제복 착용·무기 사용 여부가 경찰청 재량에 맡겨졌으며 검찰총장실 역시 이런 결정에 동의했음이 명시돼 있다. 브라질 대법원 홈페이지에 실린 대법관 결정문은 “(피고의 아들) 에두아르두가 해외 체류하면서 계속해 온 행위는 피고인이 법적 처벌을 피하고자 (국외) 도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번 추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에두아르두는 미국에서 부친 구명을 위한 로비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제재 직후여서 “브라질이 미국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26일자 영국 가디언 등이 대표적이다. 7월 기소된 보우소나루는 이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가택연금 상태였다.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 모의 및 지지층 선동을 통해 2023년 1.8 선거결과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현 대통령 암살계획 관여 혐의까지 걸려 있다. 이에 보우소나루와의 개인적 친밀감을 과시해 온 트럼프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50% 관세 부과 명분으로 적시해 내정간섭 논란이 일었다.

보우소나루는 1970년대 후반 브라질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포병 장교로 임관해 군사정권 말기 복무했다. 1986년부터 ‘군장교 저임금 문제’를 공개 비판하며 눈길을 끌었는데, 군인급여 개선 운동을 주도하다가 상관 모독·폭발물 테러 모의 혐의로 군사법원에 회부되는가 하면 증거 부족 석방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름을 알린 예비역 대위 보우소나루는 1988년 기독민주당(PDC) 소속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에 당선돼 정계 입문한다.

1990년 총선 때 연방 하원에 입성해 7선(28년간) 의원을 지낸 보우소나루는 환경규제 완화(아마존 개발론)를 지지해 왔다. 오랫동안 주류 정치권에선 ‘변방의 극우 의원’ 취급을 받았지만 대중적 ‘반(反)엘리트 아웃사이더’로서 점차 인기를 끌었다. 부패한 집권 노동자당(PT)이 몰락하며 경제침체·부패·치안불안에 시달리던 2018년, 그는 사회자유당(PSL) 대선 후보가 됐고 ‘질서·가족’ 등을 내세워 승리한다. 선거 유세 중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지면서 순교자적 이미지까지 얻었다. 트럼프의 가치관·지향점·방법론과 접점이 많으며 유사한 정치적 경험을 공유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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