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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을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방식으로 전원 귀국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추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부 한국인의 귀국 절차를 두고 막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을 자진 출국 형태로 가장 이른 시일 내 귀국시키기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며 “일부는 최종 퇴거 명령 시한을 넘겨 체류한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놈 장관의 발언이 이민법상 강제 추방을 뜻하는지, 단순 송환을 포괄적으로 지칭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 명도 빠짐없이 추방 처분이 아닌 자진 입국(출국)으로 전원 전세기로 모시고 오겠다”며 정부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김 실장은 “대부분 자진 입국 형식으로 협상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개별적으로 비자 사정이 다른 경우가 있다”며 “법 집행 기관에서 추방 절차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어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일부 ESTA(전자여행허가제) 비자로 취업한 사례 등 위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이 쇠사슬에 묶여 구금된 상황은 충격적”이라며 “이 같은 공분을 미국에 강력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버스로 애틀랜타 공항까지 이동하는 7~8시간 동안 미국 측이 구금 결박을 고집하고 있다”며 “정부는 절대 그런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10일(현지시간) 전세기를 투입해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구금 시설이 위치한 포크스턴에는 대형 전세기 착륙이 불가능해, 애틀랜타 공항까지 장시간 육로 이동이 필요하다. 김 실장은 “이 과정에서도 마지막까지 법 집행 방식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기에는 함께 구금된 일본인 3명, 중국인 8~9명도 동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단속 과정에서 체포된 475명 가운데 일본인과 중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체포 사실을 확인하고 “총영사관이 영사 면회 등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전세기 투입 계획과 관련해 “한국 측과 연락하며 일본인 보호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은 배터리 전극 제조 장치 관련 업체 소속 직원들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삼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한국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전문직 비자(E4) 신설 등 장기적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미국 내 반이민 정서가 강해 쉽지 않지만 백악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워킹그룹을 꾸려 단기 해법을 찾고, 장기적으로 입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실장은 대미 관세 협상 상황도 언급했다. “자동차 관세 차이를 단기간에 좁히기 어렵다”며 “우리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업계와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 문제에 대해서는 “근일 내 정부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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