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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를 뼈대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청 폐지에 따른 핵심 사안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다. 검찰의 기소 기능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이 맡고, 부패·선거·경제 등 주요 범죄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전담한다. 지금까지 일부 범죄에 한해 직접 수사를 해 왔던 검찰은 모든 수사권을 잃게 된다. 검사들은 공소청으로 자리를 옮기고,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으로 보임될 예정이다. 현 정부조직법에 규정된 ‘검찰청’은 삭제되고 ‘공소청’이 새로 포함된다.
그러나 검찰청 폐지가 위헌이라는 의견이 적잖다. 검찰청은 ‘헌법 기관’으로 우리 헌법에 ‘검찰총장’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다. 헌법상의 기관은 명칭을 변경하거나 그 실질을 바꿔선 안 되고 헌법상 기관을 하위 법률이 변경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견해다.
물론 검찰은 어떤 형식으로든 개혁돼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있다. 검찰의 견제받지 않은 권한 남용과 공정성 훼손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있었다. 특히 선택적 수사, 기소 편의주의 등은 국민 불신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해 검찰청 폐지 명분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검찰 개혁은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검찰의 권력을 제한하는 목적은 국민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추진 방향 또한 그에 걸맞은 제도적 전환이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능이 위축되지 않고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신중한 우려마저 ‘반개혁’으로 몰아붙인다면 우리 사회는 이념이 진실을 압도하는 위험한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수사를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행안부 산하 조직이 전담하도록 하는 것은 행정 권력이 ‘사법의 영역’까지 관여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현행법과 충돌될 뿐만 아니라 권력 분립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많다. 현행 법률 체계상 행안부 장관은 경찰청의 중요 정책 수립이나 인사 임명 제청권 외에 구체적 사건에 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여당 안 역시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의 구체적 사건에 대해 지휘·감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하도록 한 현행 체계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때문에 이번 안대로 실제 입법이 이뤄지면 중수청은 선출 권력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독립된 권한을 행사하는 또 다른 ‘권력 집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수사 업무를 맡는 사법경찰관은 법무부 또는 관련 부처에 소속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사법경찰인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은 모두 법무부 소속으로, 법무부 장관이 직접 지휘·감독한다. 영국의 중대비리수사청(SFO)은 법무부 소속은 아니지만 별도 장관급 기관인 법무총감(Attorney General)의 외청으로 수사와 소추까지 담당한다. 독일의 연방범죄수사청(BKA)은 내무부 소속이지만 ‘검사의 지휘’를 전제로 국제 범죄를 수사하는 한정적 역할을 맡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개혁 입법의 성패는 각론에서 갈릴 수 있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 중수청을 포함한 1차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적 통제 문제 등은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질 공산이 작지 않다. 정부·여당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검찰 선진화의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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