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구조 대수술… 2030년까지 유통비용 10% 절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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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산물 유통구조개선방안’ 발표
평가 미흡 도매법인 퇴출 의무화 추진
온라인 도매거래 올해 1조→2030년 7조원으로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04:00:08

정부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소비자 물가 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높은 유통비용을 줄이고, 생산자 소득 안정과 가격 변동성 완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의 핵심은 △도매시장 경쟁 촉진 △도매법인 수수료 인하 △온라인 거래 비중 확대 △가격 안정 장치 강화 △스마트 인프라 확충이다.

2023년 기준 농산물 소비자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49.2%로, 10년 전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일부 품목의 경우 유통비용률이 60~70%에 달해 가격 왜곡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우선 도매시장의 경쟁체계를 강화한다. 그동안 도매법인이 평가에서 부진 등급을 받아도 지정 취소 사례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실적 부진 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한다. 평가 지표는 계량화해 객관성을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도 신설한다.

도매법인이 경매를 진행하며 생산자로부터 받는 위탁 수수료는 현재 최대 7% 수준이다. 가락시장 등 대형 도매법인의 영업이익률은 20%대에 달해 과도한 수익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면 다음 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동시에 농안법 개정을 통해 공익기금을 조성하고, 가격 급락 시 출하자를 지원하는 출하 가격 보전제를 신설한다.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추진된다. 기존 경매 중심 거래에서 벗어나 예약형 정가·수의 매매 방식을 도입한다. 거래 당일 반입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에서 벗어나, 사전 협상을 통해 가격과 물량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전자송품장 작성도 의무화해 출하 시점의 탄력성을 높인다.

온라인 거래 확대는 이번 개혁의 핵심 과제다. 현재 전체 도매거래의 6% 수준인 온라인 거래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고, 연간 거래 규모는 1조 원에서 7조 원으로 7배 확대한다. 국내 최대 도매시장인 가락시장 거래액(5조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를 위해 온라인 시장 진입 요건인 ‘연간 20억 원 이상 거래 실적’을 폐지하고, 예약거래·역경매·소량 거래 등 다양한 방식도 도입한다.

산지 스마트화도 병행된다. 주요 주산지에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300개, 과수·시설채소 중심의 스마트 생산단지 120곳을 2030년까지 조성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기후위기 대응 기반을 마련한다.

소비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보 플랫폼도 구축된다. 정부는 전 국민 농산물 앱을 개발해 판매처별 가격과 제철 농산물 정보를 제공하고, 위치 기반으로 주변 매장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개혁을 통해 2030년까지 농산물 유통비용을 10% 절감하고, 배추·사과 등 주요 품목의 도소매 가격 변동성을 50%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도 도매법인 개편과 온라인 확대를 골자로 한 개선책이 발표된 바 있어, 실효성 확보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특히 유통 단계별 마진 구조와 중도매인 중심의 현장 관행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은 제도 개편과 더불어 현장의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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