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들 17일 하나증권 앞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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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율적 사적화해 가능" 유권해석에 선지급금 요구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05:25:16

▲ 홈플러스 ABSTB 투자자들이 해당상품 판매 증권사를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에 투자했다가 기업회생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하나증권 본사 앞에서 선지급금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자율적인 선(先)지급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 기폭제가 됐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희왕, 이하 비대위)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앞에서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구제를 위한 '선·가지급금' 지급 요구 집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비대위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신영증권 등 다른 판매 증권사에 대해서도 선지급금 지급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3월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해당 유동화 전단채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현재까지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 부도에 따른 투자 손실이 아니라, 사기성 유동화 채권 발행 구조와 증권사의 불완전판매가 결부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증권사들이 전단채 발행과 판매 과정에서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한 상품심사 및 준법감시, 내부통제, 설명의무 등을 다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들은 대부분 1억~3억 원에 달하는 평생 모은 가계자금을 투자한 만큼, 판매 증권사들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5월 하나증권, 신영증권 등과 간담회를 열고 선지급을 요청했으나 뚜렷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후 8월 25일에는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사들이 사적 화해의 수단으로 손실을 보상할 수 있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12일 '금융투자업규정' 제4-20조 제1항 제7호를 근거로 "금융투자회사가 규정에 근거해 사적 화해 수단으로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금융투자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공식 답변을 비대위에 전달했다.

과거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당시에도 금감원의 이 같은 유권해석을 근거로 금융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선지급금을 지급한 바 있다.

비대위는 금감원의 답변을 근거로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판매 증권사들에 대한 선지급금 요구 투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ABSTB는기업이 물품을 구매하고 추후 물품대금을 지급키로 약속한 어음(매출채권)을 담보로 만든 금융상품이다. 돈을 갚아야 할 대기업(홈플러스)이 흔들리자 그 손실을 투자자가 떠안게 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에 받지못한 투자금을 일부라도 선지급해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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