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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석 전 처리하려 하자 법령 동시 개정 원칙을 무시했다는 논란과 함께 형사사법 체계 혼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검찰개혁의 완결이 아니라 입법 절차의 정당성과 법제 원칙을 둘러싼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제처는 지난해 발간한 법령입안심사기준에서 “관련 규정이 다른 법률에 흩어져 있을 경우 반드시 동시에 개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시차를 두고 개정을 진행하면 행정 집행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국회 법제실도 발간 자료를 통해 동일한 입장을 밝히며 정부조직법 개정 시 다른 법률 개정과 병행하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제도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준비 기간을 1년간 두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검찰청 폐지 조항만 담겼으며 새 조직의 구체적 설치·운영 규정은 추후 별도의 법안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당정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 뒤 유예기간 동안 세부 법안을 확정한다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령입안심사기준에 따르면 조직 개편에 따라 권한이 변경되는 경우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특별법 등 관련 법률도 동시에 정비해야 한다.
실제로 과거 여성가족부 신설 당시에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수행하던 여성정책 관련 권한을 다른 법률과 함께 조정해 혼선을 방지한 사례가 있다. 이번에는 정부조직법만 우선 개정하고 다른 법률은 이후 단계에서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검찰은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1년간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검찰청 폐지로 인한 권한 조정은 기소와 수사 기능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검찰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어떤 법률에 근거해 기소와 수사를 이어가야 하는지 불명확해지며 수사기관 간 협력, 사건 배당, 권한 분담 과정에서도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이 지연될 경우 형사사법 체계의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일정도 이번 개정안 추진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여당은 추석 전 검찰개혁을 완결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정 성과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당정은 본회의 통과를 전제로 후속 입법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세부 규정 없이 검찰청을 우선 폐지하는 방식이어서 논란은 불가피하다.
야당은 검찰청 폐지가 세부 입법 없이 추진되는 것은 졸속 입법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검찰청이 폐지된 뒤 공소청·중수청 법안이 국회에서 합의되지 않거나 지연될 경우 검찰 기능의 공백으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야의 대립은 개정안 처리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후속 입법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개정안은 단순한 행정조직 개편을 넘어 형사사법 체계 전반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법제처와 국회 법제실이 명시한 원칙에 따라 다른 법률 개정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실제 현장에서 제도의 안정적 운영은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과 함께 후속 법률 개정이 동시에 추진되지 않을 경우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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