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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 바다가 없어 아쉽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충주호와 대청호 등 크고 작은 호수는 충북의 문화와 관광을 이끄는 핵심 자원이다. 또 백두대간의 수려한 경관과 다양한 역사 유적은 초가을의 힐링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무엇보다 충북은 서울과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호수와 숲 자원이 잘 보존된 청남대에서부터 다양한 담수어를 만날 수 있는 충북아쿠아리움,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생태뮤지엄, 그리고 폐교가 힐링 공간으로 되살아난 농소막까지 충북 청주·괴산은 하루 여행으로 넉넉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국민 산책로로 변신한 대통령 별장
청주시 대청호 수변에 자리한 청남대는 옛 대통령 별장이다. 1983년 완공된 후 20년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휴양차 이곳에 들렀다.
청와대에서 전용 헬기로 85분 거리니 아무리 국정에 바쁜 대통령이라도 하루 이틀 머리를 식히러 올 만했다.
그러던 2003년 노무현 정부는 탈권위주의를 실천하는 의미에서 청남대를 국민에 개방했다.
55만 평 대지 위에는 본관, 별관(대통령기념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등의 건물이 자리한다. 걷기에도 아주 좋아 통일의 길, 화합의 길, 민주화의 길, 호반 길, 솔바람 길 등의 특색 있는 산책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청남대는 원래 이름은 ‘봄을 맞이하는 집’이라는 뜻의 영춘재(迎春齋)였지만 1986년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로 개칭됐다.
본관은 국내 유일의 대통령 공식 별장으로 회의실과 접견실 외에 침실, 서재, 식당 등 생활공간을 갖추고 있다. 내부에는 약 20개의 오스트리아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설치되는 등 인테리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또 보안을 위해 경호실에서 도면을 파기했다고 한다.
그밖에 청남대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다. 먼저 이곳의 달력과 시계는 2003년 4월18일 10시에 멈춰져 있다. 일반에 개방되기 직전의 시간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를 민간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역사적인 순간을 상징한다.
청남대 본관 2층에는 대통령 전용 이발관이 있으며, 대통령이 머물렀던 개인 집무실의 집기들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또 이곳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 등 70편이 넘는 영상 콘텐츠의 촬영 배경으로 활용되었다.
대통령 경호·경비를 위해 사용되었던 벙커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일 역시 큰 화제몰이를 했다.
청남대의 수목들은 조성 당시 전국에서 우수 수종 들만을 선별하여 심었다고 30년 이상 근무한 김찬중 팀장이 귀띔한다.
특히 경찰 초소가 있던 13문에서 22문 사이에는 430여 그루의 튤립나무(백합나무)가 도열해 있어 4계절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정문에서 본관에 이르는 길에는 수령 80년 이상의 반송이 사열하듯 줄 지어 있다. 이 반송 중 일부는 청와대 조경을 위해 이식되었다고 한다.
본관 앞 목과나무는 조경을 맡았던 한림조경에서 특별히 공수해다가 심은 나무로 6공화국 시절 5공특위청문회에 호출되기도 했다. 235세 나무에서 열리는 모과 열매는 모양이 예뻐 청와대에 진상될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에 대통령기념관 1층에 카페가 생겼다. 국내 최고 실력의 정원사들이 조성한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려보자. 또 지하에는 대통령 집무 체험 포토존이 있어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청남대 관람료는 성인 기준 6000원이며 월요일은 쉰다. 산책로 기본 코스가 약 2시간, 전체 탐방에는 4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청남대는 현재 방문객 이동 편의를 위한 모노레일 공사가 한창이다. 7월23일에 착공한 이 사업은 옛 장비창고에서 제1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약 330m 구간에 40인승 규모(20인승 2량)의 단선 왕복형 모노레일과 승강장 2곳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모노레일이 완성되면, 평소 걸어서 올라가야 했던 전망대 접근이 훨씬 수월해질 뿐 아니라 방문객에게 색다른 체험 요소가 추가되어 지역 관광 자원의 매력을 더할 전망이다.
폐교의 재생, 체류형 힐링 공간 ‘농소막’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옛 대후초등학교 폐교를 활용한 농소막은 ‘농소막’이라는 지명과 ‘작은 농막’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옛 교실을 리모델링해 2인실 4개, 4인실 2개 등 객실 6개가 있고 세미나 혹은 실내 단체활동이 가능한 공용 공간을 조성했다. 그 외에 캠핑 사이트 5개가 마련돼 있다.
이곳의 자랑은 나무다. 학생들이 재학 당시 심은 플라타너스가 그대로 남아있어 정서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여름철 시원한 그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단순 숙박 외에도 워케이션과 문화체험·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근 관광지(충북아쿠아리움, 생태뮤지엄, 화양동 구곡, 조각공원, 루마코브 등)와 연계해 관광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내륙에서 만나는 담수어의 세계 ‘충북아쿠아리움’
2024년 5월 괴산군 쏘가리길에 개관한 충북아쿠아리움은 다양한 담수 어류와 수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2층 구조에 106종, 4600여 마리의 물고기를 전시한다. 그밖에 먹이 주기 체험, 수중 터널 체험 등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가을 은어들의 은빛 물결 특별전’은 ‘가을의 보석’으로 불리는 은어의 생태적 특징을 가까이서 체험할 기회다.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충북내수면산업연구소는 2015년부터 매년 500만 개의 은어 수정란을 충주호에 방류해 은어 자원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충북 아쿠아리움은 개관 1년5개월 만에 5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사라지는 생명을 예술로 기록하다 ‘괴산생태뮤지엄 특별전’
괴산군 검승리 생태뮤지엄(구 농업역사박물관)에서는 26일까지 특별 전시 ‘SNAP SHARE SAVE: 우리에게 남을 것은 사랑이야’를 진행한다.
전시는 ‘사라지는 생명’ 그리고 ‘공존의 가치’를 중심 주제로 삼았다. 생명 간의 그물망 네트워크 속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공생과 공존, 그리고 인간이 자연과 맺어야 할 지속 가능성의 방향을 예술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멸종위기 동물들을 비롯한 자연 생태계가 직면한 위기를 ‘기후 변화’‘서식지 파괴’ 등의 맥락에서 관객이 ‘기억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주를 이른다.
참여 작가는 고상우, 금중기, 김창겸, 안윤모, 장덕진, 장재연, 조세민, 플로라 보르시 등 총 8명이며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사진, 영상, 디지털 회화, 드로잉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약 20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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