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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고액 현금 반입, 환치기, 편법 증여 등 각종 불법 의심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 주택 거래 438건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210건(47.9%)에서 총 290건의 위법 의심행위가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대표 사례로는 국내 소득 규모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초고가 주택 거래가 다수 포함됐다. 외국인 A씨는 서울의 한 단독주택을 125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수했다. 국내에서 신고된 근로소득은 연 평균 9000만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A씨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사업소득을 제3국 은행으로 송금한 뒤 이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소득의 구체적 규모와 출처를 명확히 소명하지 않아 국세청 통보 대상이 됐다.
또 다른 외국인 B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 4채를 17억3500만 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총 5억7000만 원을 외화 반입 신고 없이 현금으로 들여오거나 같은 국적 지인들을 통해 환치기 방식으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외자금 불법 반입 의심행위에 해당한다.
위법 유형은 다양했다. 거래금액 또는 계약일 허위 신고가 162건으로 가장 많았고 편법 증여(57건), 해외자금 불법 반입(39건), 명의신탁(14건), 대출 용도 외 유용(13건), 무자격 임대업(5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방문취업(H2) 등 체류 자격상 임대 활동이 금지된 외국인이 임대보증금을 승계하고 월세 수입을 얻는 사례도 발견됐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가 적발됐다. 서울의 한 아파트를 68억 원에 매입한 외국인의 경우 본인이 주주로 있는 해외 법인에서 46억 원을 차입해 거래대금에 사용했고, 또 다른 사례에서는 31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부모를 임차인으로 둔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20억 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한 경우도 있었다. 이 중 3억 원은 부모에게 직접 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의 위법 의심 거래가 125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78건, 호주는 21건, 캐나다는 14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61건, 충남 48건, 인천 3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수도권과 일부 투자 선호 지역에 집중되는 흐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국토부는 이번 적발 건 전부를 위반 유형에 따라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체류 자격 외 영리 활동이 확인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편법 조달 자금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와 대출금 회수 등 추가 조치도 진행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도 전날 제2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를 개최해 외국인 이상거래 사례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제재 수위 상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고가 현금 거래, 환치기, 편법 증여 등 투기성 거래에 대해 “최대한 엄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김용수 추진단장은 “외국인의 위법 거래행위는 주택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 함께 강력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상 거래를 조기에 차단해 투명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며 “각종 기획조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 안정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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