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형 비만 치료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알약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던 주사제 아성을 무너트리고 있는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위고비 알약의 매출이 전 분기보다 53%나 늘었다. 매출 규모는 약 1조 914억 원(53억 9000만 덴마크 크로네)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고비 알약은 미국 출시 8주 만에 신규 처방 건수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경구제 처방 환자 3명 중 2명은 주사제를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환자로 나타났다. 알약 제형이 기존 주사제 수요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후발 주자인 일라이 릴리가 압도하고 있는 주사제와는 달리 경구제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구도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은 1월 미국 시장에 경쟁품인 파운다요보다 먼저 출시됐고 현재 미국 내 신규 경구용 비만약 처방 점유율의 약 80%를 독점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복용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추격하고 있다. 펩타이드 제제 특성상 복용 전 8시간 공복 유지와 복용 후 30분간 금식이 필수적인 위고비필과 달리 파운다요는 오포글리프론 성분으로 식사 여부나 시간대와 상관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일라이 릴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파운다요의 품목허가를 먼저 신청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뒤이어 위고비필 알약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해 식약처의 본격적인 안전성·유효성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식약처의 신약 허가 심사 기간은 통상 9개월에서 1년 소요된다. 이르면 2027년 상반기에 처방이 가능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알약 제형을 2027년 중반까지 20개국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구체적인 순차 확장 대상국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산 치료제까지 시장에 합류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면서 “체중 감량 효과나 약가 차이가 크지 않으면 결국 복약 순응도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일 먹는 경구제는 특정 시간에 공복 조건을 맞춰 약을 챙겨 먹어야 해 바쁜 일상 속에서 복용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경구제 외에도 붙이는 패치형 등의 제형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고비와 동일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2028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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