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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는 ‘반값’, 체감가는 ‘딱히’
초회 용량 공급가 마운자로 두 배 낮다
자율 가격 구조로 환자 체감 효과 미미
“내년 1월 중 원내외 유통 정상화 예정”
이은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1-01 13:35:24
 
▲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산 1호 GLP-1 비만치료제 에페가 책상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국산 1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가 기존 수입약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공급가를 내세우며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20만 원 수준으로 형성돼 낮아진 공급가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미약품 관계자에 따르면 에페의 초기 공급가는 12만 9800원으로 책정됐다. 에페 초회 용량은 2mg 2펜과 4mg 2펜으로 구성되어 한 펜당 각각 2만 4200원과 4만 700원으로 형성됐다. 현재 시장을 선점한 마운자로(약 27만 원)나 위고비(약 21만 원)와 비교했을 때 대폭 낮춘 수준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환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 차이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비대면 진료비를 제외한 에페의 초회 용량 가격은 16만~18만 원 선이고 진료비까지 포함하면 환자 부담금은 18만~20만 원까지 오른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환자 부담금이 각각 32만 원, 24만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출하가 인하 폭만큼 가격 격차가 나타나지 않는다.
 
도매 공급가와 현장 판매가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비급여 의약품 특유의 자율 가격 구조 때문이다. 제약사가 출하하는 원가에 각 병·의원과 약국이 진료비, 처방 수수료, 조제 관리비, 자체 유통 마진 등을 자율적으로 더해 최종 가격을 결정하다 보니 가격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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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에서는 에페의 흥행 여부가 단순히 가격에만 달린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분기 마운자로 매출은 4212억 원, 위고비는 1130억 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마운자로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환자의 선택 기준이 가격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 개원의 원장은 “낮은 초기 용량 가격이 환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면서도 “유지 용량으로 늘려갈수록 마운자로나 위고비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더 뛰어난 효과를 가진 수입약을 선택하는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초기 물량 확보와 약국가 수급 안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미약품은 초도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유로 원내 처방이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물량을 우선 직공급하고 있다. 한미약품 영업 담당자는 “에페는 허가 직후 생산에 들어갔으며 내년 1월 중으로 원내외 구분 없이 유통 정상화가 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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